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대(對)중국 수출을 통제하는 새로운 조치를 내놨다.
중국에 HBM 일부를 수출하는 삼성전자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오는 31일부터 특정 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AI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에 필요하다.

상무부는 이번 수출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했다.
이에 근거해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SW)나 장비·기술 등이 쓰였다면 미국의 수출통제를 준수해야 한다.

상무부는 HBM의 성능 단위인 '메모리 대역폭 밀도'가 ㎟당 초당 2GB보다 높은 제품을 통제하기로 했다.
상무부는 현재 생산되는 모든 HBM 스택이 이 기준을 초과한다고 밝혔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장악하고 있어 이번 규제로 국내 기업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HBM 일부를 수출하고 있어 이번 수출통제 조치로 일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현재 HBM을 전량 미국에 공급하고 있어 당장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무부는 수출통제 조치의 적용 예외를 뒀다.
미국 또는 동맹국에 본사를 둔 기업의 중국 자회사에 HBM을 수출할 경우에는 일부 제품에 대해 예외 신청을 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했다.

또한 상무부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막기 위해 반도체 제조 장비(SME) 24종과 소프트웨어(SW) 도구 3종에 대한 신규 수출통제 조치도 함께 발표했다.
다만 미국과 동등한 수준의 수출통제를 자체 운영하는 국가의 기업에 대해서는 반도체 장비를 수출할 때 상무부 허가를 받지 않도록 했다.
일본, 네덜란드 등 총 33개국이 해당되는데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만드는 일부 반도체 장비, 부품의 중국 수출 역시 제한될 가능성이 예상된다.

아울러 상무부는 중국의 군 현대화와 관련된 기업 140개를 발표하고 이들 기업에 첨단 반도체와 관련 장비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중국에 있는데 한국에 있는 'ACM 리서치 코리아', '엠피리언 코리아' 등 2개 기업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