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곡물 회사인 카길이 전 세계 직원의 5%를 정리해고할 방침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카길 내부 문서에 따르면 카길의 직원 수는 약 16만4000명으로 이 중 8000여명이 감원 대상이 될 예정이다. 카길은 이날 CNN 비즈니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조치가 올해 초 설정한 "장기 전략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시크스 카길 최고경영자(CEO)는 문서에서 "대부분의 직원 감축이 올해 이뤄질 것"이라며 "계층을 제거하고, 관리자의 범위와 책임을 확대하며, 업무 중복을 줄임으로써 조직 구조를 간소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길은 곡물, 육류, 농산물을 전 세계에 유통하는 글로벌 최대 무역회사 중 하나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며 발생한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식품 가격이 폭등하면서 큰 수익을 냈던 카길은 최근 풍작으로 밀, 옥수수, 콩 가격이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마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밖에 북미 최대 소고기 가공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투자도 감행했으나, 미국의 소 사육두수가 7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악재까지 겹쳤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 5월 마감된 2024 회계연도 카길의 순이익이 24억8000만달러(약 3조4800억원)로, 2016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21∼2022 회계연도에 기록한 순이익 67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카길은 성명에서 "우리는 눈앞의 놓인 매력적인 트렌드를 활용하고 경쟁력을 극대화하며 무엇보다도 고객을 위한 지속적인 공급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발전시킬 명확한 계획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앞서 카길은 지난 6월 애틀랜타에 테크 사무소를 개설하고 400명의 기술 및 엔지니어직을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