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범행 수법 매우 불량"…2심도 징역 9년 유지
 | |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
퇴직 공무원을 속여 퇴직금 등 전 재산을 빼앗는 사기 범행을 저지르고, 금전 반환을 애원하는 피해자와 가족을 오히려 조롱하고 협박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4일 뉴스1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의영)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으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청년 적금 제도’ 명목으로 한 피해자로부터 133차례에 걸쳐 5억3615만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광양 모 대기업 협력사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한 A씨는 해당 대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한 청년 적금 제도에 가입하면 고수익이 보장돼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속였다.
그러나 해당 회사가 운영하는 ‘청년 적금 제도’는 존재하지 않았다.
A씨는 피해자에게 ‘청년 적금을 곧 해약해 주겠다’거나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해 벌금과 추징금을 내야 한다’는 등의 명목으로 7억1363만원을 더 가로챘다.
가로챈 돈은 도박이나 유흥비, 생활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기 피해 사실을 인지한 피해자는 A씨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A씨는 오히려 피해자를 112에 신고하고 스토킹, 공갈, 주거침입 등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심지어 A씨는 애원하는 피해자에게 ‘안 죽었냐’며 온갖 욕설과 조롱이 담긴 다수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모욕하기도 했다.
또 피해자의 자녀 계좌로 1원씩 보내며 ‘네 아버지는 사기꾼이다.
너도 신고해줄게’ 등의 문구로 입금자명을 기재했다.
1심은 “피고인은 마치 금융기관이 발송한 것처럼 외관을 꾸며 청년적금 명목으로 장기간 피해자의 돈을 갈취했다.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죄질이 나쁘다”며 “돈을 되돌려줄 것을 애원하는 피해자에게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렴치한 모습을 보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허황된 욕심으로 상식에서 어긋나는 정도의 기망행위에 속아 피해 확대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나 이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정당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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