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첫 10만달러 고지에 올라서면서 전 세계 자산 중 7번째로 큰 시가총액을 달성했다.
5일 시가총액 순위 집계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총은 2조270억달러(약 2868조원)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2조1430억달러)에 이어 전 세계 자산 가운데 7위에 안착했다.
비트코인 시총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1조7960억달러), 은(1조7860억달러), 테슬라(1조1480억달러),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약 1조400억달러) 등을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 증시 코스피(2008조원)·코스닥(337조원)·코넥스(3조3000억원)의 시총 합계(2348조원)도 넘어선다.
현재 비트코인 시총을 상회하는 기업은 시총 2~6위를 기록 중인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 등 '매그니피센트7' 소속 5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뿐이다. 글로벌 자산 랭킹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금(17조9330억달러)과 비교하면 10분의 1을 조금 넘는다.
앞서 비트코인은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이날 오후 9시40분께(미 동부 시간) 10만달러를 돌파했다. 2009년 1월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온 지 15년, 2017년 11월 사상 처음 1만 달러를 돌파한 지 7년 만이다.
지난 1월 미 규제당국의 문턱을 넘은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에 등장하며 7만3800달러까지 급등했던 비트코인은 미 대선에서 '친(親)코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에 힘입어 10만달러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올해 들어 130%, 11·5 미국 대선 이후 45%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온 비트코인은 이날 차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폴 앳킨스를 지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랠리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가상화폐 기업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목격하고 있다"며 "지난 4년간의 정치적 고난 끝에 비트코인과 전체 디지털 자산 생태계가 금융 주류로 진입하기 직전"이라고 평가했다. 홍콩의 가상화폐 분석가인 저스틴 다네탄은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돌파한 것은 단순한 이정표가 아니라 금융, 기술, 지정학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라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판타지로 치부되던 수치가 현실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