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민주주의 취약성을 강조하며 최근 일어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를 언급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오바마 재단 주최 민주주의 포럼 연설대에 섰다.
미 대선 후 발표한 첫 연설이었다.
그는 연설에서 양극화와 분열에 맞서 다원주의를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 각자가 자신과 다르게 보이거나 생각 혹은 기도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느 정도 관용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민주주의 핵심”이라고 운을 뗐다.
 |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
이어 “이건 어렵다.
비교적 동질적인 국가에서도 어렵다.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이번 주 한국에서 일어난 일을 보라”며 계엄 사태를 거론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다원주의는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고 상황이 어려워지면 접는 게 아니다”라며 “민주주의에서 권력은 동맹을 맺고 연합을 구축하는 데서 나온다는 걸 인식하는 것이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순수성 테스트는 장기적 성공을 위한 비결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번 미 대선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점을 두고 민주주의가 뒷전으로 밀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린 막 치열한 선거운동을 치렀고, 우리가 기대했던 대로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고 말하는 게 맞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가 사람들의 우선순위 목록에서 상당히 뒷순위로 밀려났다는 게 증명됐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주의가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때 좋은 말을 하긴 쉽지만, 그렇지 못했을 땐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헌신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며 반대 진영과도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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