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자연 임신으로 다섯쌍둥이를 낳아 화제가 됐던 김준형·사공혜란 부부가 오둥이의 근황을 전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동두천 지역 고등학교 교사이자 오둥이 아빠인 김준영씨(31)와 경기 양주의 한 학교에서 교육 행정직으로 근무하는 사공혜란씨(30)는 지난 9월20일 남자아이 3명과 여자아이 2명이 태어났다. 아기들은 새힘·새찬·새강·새별·새봄이란 이름을 얻었다. 다섯쌍둥이 자체가 드물어 주목받았지만, 김씨와 사공씨 아기들은 자연임신으로 생긴 국내 최초 다섯쌍둥이 사례여서 더 큰 관심을 모았다.
엄마 뱃속에서 27주를 다 채우지 못하고 빛을 본 아기들은 몸무게가 1kg이 되지 않았다. 다른 이른둥이와 마찬가지로 다섯쌍둥이도 미성숙한 폐와 심장 등의 문제로 서울성모병원 인큐베이터에서 70일 넘게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휴직 중인 아내 사공씨는 동두천에 거주하면서도 매일 편도 1시간 20분 거리를 오가며 아기들과 만나고 있다고 한다. 근무 중인 김씨는 주중 하루와 주말에 아기들을 만난다.
김씨는 "아들들은 이제 2.3∼2.5㎏이 됐다. 넷째딸은 1.7㎏, 막내딸은 거의 2㎏을 넘었다"며 "수유가 되는지, 자가호흡이 48시간 동안 멈추지 않는지 등 여러 조건을 충족시켜야 퇴원이 되는데 2.4㎏인 첫째는 곧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넷째와 막내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태라며 "100일을 병원 밖에서 완전체로 맞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김씨와 사공씨 부부는 임신 기간에도 마음을 졸이는 순간이 있었지만, 출산 후에도 고비가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막내는 태어난 지 2주쯤, 넷째는 한 달쯤에 각각 천공 등으로 장 수술과 심장 수술을 받았다. 아기들이 너무 작을 때여서 겁이 나 많이 울었다"면서 "이제 질병이 있는 아기들은 없고 다들 건강하게 잘 커나가길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기업이나 지자체 등 여러 군데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며 "아기들이 탄생만으로도 관심을 많이 받았는데, 탄생 못지않게 앞으로도 삶에서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그는 "다(多)태아는 태아보험을 들지 못하는데,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은 필요하다"며 "조산(早産)한 분들을 위한 전문가 컨설팅, 체계적인 교육 자료 지원도 필요하다"라고 꼬집었다.
2021년 다섯쌍둥이를 낳아 화제가 됐던 김진수 대위·서혜정 소령 부부의 육아 조언도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다섯쌍둥이를 키우려면 생각보다 큰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던데 아기들을 보니 너무 귀엽고 예쁘더라"며 "우리 아기들도 빨리 퇴원하고 커서 예쁘게 잘 놀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본의 아니게 다섯쌍둥이를 낳았지만, 자부심이 있다"며 "지금은 부족한 부모이지만 잘 준비해서 건강하게 잘 키우는 부모가 되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남겼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