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13년 만에 ‘해방’ 선포
대통령 국외로 도피… 공공기관들 통제
다마스쿠스 시민들 “자유” 외치며 환호
총리 “국민 선택한 지도부와 협력 준비”
중동정세 급변… 국제사회 “상황 주시”
러·이란·튀르키예 회동… 러 입장 주목
파죽지세로 주요 도시를 점령하며 정부군을 압박했던 시리아 반군이 마침내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장악해 13년간의 내전에서 사실상 승리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전쟁에 이어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이 사실상 무너지면서 중동정세가 또다시 급변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을 주축으로 한 시리아 반군이 이날 “다마스쿠스가 해방됐다”면서 “모든 공공기관을 통제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시리아를 철권통치해온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국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방송은 반군이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수색을 진행 중이며, 그의 동선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군 장교와 정보관리들을 심문하고 있다고 반군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 “폭군이 물러갔다”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을 주축으로 한 시리아 반군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하고 13년간의 내전에서 사실상 승리한 8일(현지시간) 다마스쿠스 중앙 광장에 모인 반군과 시민들이 알아사드 가문의 50여년 독재 정치 종식에 환호하고 있다.
다마스쿠스=AFP연합뉴스 |
남은 알아사드 정부 인사들도 반군에 굴복했다.
모하메드 알잘리 총리는 반군의 승리 선언 이후 “‘폭군’ 알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를 떠났다”면서 “국민이 선택한 모든 지도부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정부군도 알아사드 대통령의 통치가 끝났으며, 군 지휘부가 정부군 병사들에게 더는 복무할 필요가 없음을 통보했다고 DPA통신이 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촉발된 시리아 내전에서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13년 만에 반군에 무너지게 됐다.
시리아 내전은 10년 넘게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으나 반군이 지난달 27일부터 무서운 속도로 진격을 거듭해 알레포, 하마, 홈스 등 주요 도시를 점령하며 전황이 급변했다.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반군이 다마스쿠스까지 진입했고, 점령까지 해내며 내전이 끝을 향하게 됐다.
알아사드 독재정권 붕괴 소식에 다마스쿠스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버려진 탱크 위에 올라 ‘자유’ 등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하루 전 반군에 점령됐던 홈스에서도 알아사드 대통령의 포스터가 뜯기고 불태워졌다.
도시 점령과 함께 해당 도시 감옥에 수감된 정치범 등을 풀어주던 반군은 다마스쿠스 점령과 함께 모든 수감자를 전원 석방한다고 선언했다.
 | 8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이 점령한 수도 다마스쿠스 거리에 주민들이 나와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시리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실무진이 시리아에서의 놀라운 일들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현지 협력국들과 계속해서 접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 1월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반군 승리선언 하루 전인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리아가 엉망이지만 우리의 우방은 아니며 미국은 시리아와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이건 우리의 싸움이 아니며 개입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나서 향후 미국의 행보에 변수가 커졌다.
내전 발발 이후 반군을 지원해온 미국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한다는 명분으로 시리아에 약 900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온 러시아, 이란과 반군을 지지해온 튀르키예 등 내전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국가들도 상황 변화를 주시 중이다.
이들 3개국 외무장관과 유엔의 시리아 특사 예이르 페데르센은 7일 카타르에서 열린 도하 포럼을 계기로 ‘아스타나 프로세스’에 따라 별도로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반군의 승리 선언으로 상황이 급변한 상태다.
특히 알아사드 정권을 적극 지원했던 러시아의 입장에 관심이 몰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3개국 회동과 별도로 기자들과 만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테러리스트로 분류한 HTS가 정부군 진영을 공격하며 상황이 악화했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견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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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시리아 반군, 수도 장악… 막내린 ‘알아사드 철권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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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의 말로는 늘 같지
알아사드 가족이랑 벌써 모스크바로 내빼서 망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