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임영웅이 한 누리꾼에게 "정치인도 아닌데 목소리를 왜 내야 하느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인 겸 문화평론가 김갑수와 방송인 최욱이 이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김갑수와 최욱은 9일 방송된 '매불쇼'에 출연해 온라인상에 확산된 임영웅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DM(다이렉트 메시지) 내용을 언급했다. 김갑수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와 같은 태도는 시민적 기초 소양이 부족한 모습"이라며 "이런 걸 드러내면 문제 삼을 수 있고 비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발언하진 못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빠져나가는 방관자적 태도를 취한다면 현재까지의 역사를 어렵게 만들어온 한국인의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욱은 "중립 같지 않은 중립의 태도를 보이는 언론에 대해서는 시간을 내서라도 비판하고 싶다"며 "임영웅 같은 경우는 보자마자 화가 많이 나고 솔직히 짜증이 났지만, 지금은 내가 여기에 짜증 낼 시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갑수는 "평소 너무 고양돼 있으니 오늘은 숨을 쉬는 이야기를 하자"며 "지금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반응이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에게서 나왔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경직되고 얼어붙었는지, 말 한마디에 큰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최욱은 "난 임영웅과 가까이 지내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다. (이런 게) 진짜 너무 싫다"면서도 "지금은 그런 걸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고 전했다.
앞서 임영웅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지난 7일 오후 자신의 SNS 계정에 반려견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을 올렸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은 "이 시국에 뭐하냐"는 DM을 발송했다. 그는 임영웅이 "뭐요"라고 답하자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네요. 앞 계엄령 겪은 나이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이에 임영웅은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이들의 대화 내용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갑론을박을 펼쳤다. 일부는 "국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에 굳이 일상 사진을 올렸어야 했느냐" "자신의 영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대답이 정말 실망스럽다" "좋게 봐왔는데 실망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상을 잘 즐기는 것도 '이 시국'을 버티는 하나의 방법일 뿐" "굳이 강요해야 할 이유는 없지 않으냐" "임영웅이 잘못한 건 없어 보인다" 등 그를 옹호하는 이들도 존재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