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안 국회 통과…헌재 심판까지 직무정지
계엄 수시간 전 尹과 '안가 회동'…거짓말 논란도
 | |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조지호 경찰청장이 24대 경찰청장 역사상 탄핵안이 가결된 첫 청장으로 기록됐다.사진은 조 청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김영봉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조지호 경찰청장이 탄핵 위기에 놓였다. 경찰청장 탄핵안 국회 통과는 사상 처음이다. 조 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통해 계엄을 미리 알았던 사실이 드러나 구속 위기까지 놓이면서 결국 불명예 퇴진이 불가피해졌다. 12일 국회와 경찰청에 따르면 조 청장의 탄핵소추안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탄핵 사유에는 "조 청장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경찰을 동원해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막는 등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에 가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조 청장은 헌법재판소(헌재)의 탄핵 심판이 있을 때까지 직무가 정지된다. 최종 탄핵 여부는 헌법재판소 심판을 거쳐야 한다. 이호영 경찰청 차장이 헌재 심판 전까지 직무를 대행한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경찰법) 15조에는 '경찰청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경찰청 차장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차장은 지난 11일 조 청장이 내란 혐의로 긴급체포 된 후 긴급 지휘관 회의를 소집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경찰청은 "경찰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엄정하게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고 국민의 안전한 일상 확보에 빈틈이 없도록 주어진 소임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설명했다.  | | 우원식 국회의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법무부 장관(박성재) 탄핵소추안과 경찰청장(조지호) 탄핵소추안을 상정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
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 심판을 앞둔 조 청장은 김봉식 서울경찰청장과 함께 구속 위기에도 놓였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날 조 청장과 김 청장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현직 수뇌부 두 명을 동시에 체포한 것도 경찰 조직 역사상 처음이다. 특히 특수단의 구속영장 신청에는 조 청장의 거짓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조 청장은 특수단 조사에서 계엄 선포가 있었던 지난 3일 오후 7시께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윤 대통령을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군의 장악 기관 등 지시사항을 적은 A4용지 1장을 자신에게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계엄 당시 공관에 있었고, 계엄 선포도 언론을 통해 알았다는 국회에서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조 청장은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계엄 선포를 몰랐다"며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주장했다. 특수단은 "조사 결과 조 청장과 김 청장은 그간 국회에서의 발언과 달리 비상계엄 발령 수시간 전에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만나 계엄 관련 내용을 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은 윤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인수위원회에 파견돼 인사 검증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22년 6월 치안감으로 승진했으며, 6개월 만인 12월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하면서 주목받았다. 이어 지난 8월10일 24대 경찰청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탄핵과 구속 위기에 놓이며 지난 1990년 입직한 후 34년간의 경찰 경력에도 오명을 남기게 됐다. 현직 경찰청장이 구속된 사례는 이명박 정부 당시 16대 경찰청장에 임명된 조현오 전 청장이 있다. 조 전 청장은 재직 당시 전국 보안 사이버 수사대 소속 경찰관을 동원해 정부에 우호적인 댓글을 온라인에 달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 행사방해)로 2018년 10월5일 구속됐다. 경찰청장 임기는 지난 2003년 2년 임기제가 도입된 후 14명 중 5명만 채웠다. 13대 이택순, 19대 강신명, 20대 이철성, 21대 민갑룡, 23대 윤희근 전 청장 등이다.
ky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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