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의 한 식당이 30세 미만 손님의 입장을 제한하는 일종의 미국판 '노키즈존'을 도입해 화제다.
식당 측은 매장 주변 주거지역의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워싱턴DC 캐피톨 힐 지역의 레스토랑 '카페8'(Cafe 8)이 지난달부터 저녁 8시 30분 이후 30세 미만 손님의 출입제한 조치를 도입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당 측은 지난달 27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지하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들로 인해 모든 손님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입장 정책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식당 측은 매장이 주택가에 인접한 만큼 인근의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식당 주인 엘리프 샘은 "그들(30세 미만 손님)은 식당 앞에 주차한 뒤 음악을 크게 틀고 차 안에서 파티를 벌인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식당 인근에서 발생한 범죄도 새로운 출입제한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샘은 몇 달 전 자신의 아버지가 식당 인근에서 10대들에게 폭행당했고, 지난달에는 총기를 소지한 젊은 남성들이 식당에 들어오려 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 든 손님들이 "더 소통하기 쉽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싸울 생각도 없다"며 출입제한 정책을 통해 소란도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WP는 전했다.

손님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어른들의 장소, 마음에 들어요", "다행이다" 등의 댓글로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는 "(내가 30살이 넘는) 2026년까지 어떻게 기다리냐"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연령 제한 정책이 법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워싱턴DC 인권법은 연령, 외모, 정치적 입장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DC에서 식당 관련 사건을 자주 담당해 온 현지 로펌 대표 앤드루 클라인은 "미성년자 음주 방지를 위해 21세 미만 출입 금지를 허용하는 등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21세 이상의 출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손님이 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하거나 시 당국에 식당 면허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식당 측은 지역 자문위원회와 경찰에 미리 관련 문의를 했고,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또 나이 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식사할 경우에는 30세 미만도 출입을 환영한다는 해명도 내놨다.

워싱턴DC 경찰은 아직 식당에 연령 제한 조치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권고한 기록은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시 인권국은 연령 제한 조치에 대해 "일반적으로 나이를 이유로 한 서비스 제공 거부는 금지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사업체 운영을 위해 제한이 필요한 경우는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고 WP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