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감자 흔들면서 나라도 흔들었냐"

'12·3 비상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 전·현직 정보사령관들이 경기도 안산의 롯데리아 매장에서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롯데리아가 비상계엄 성지가 됐다.
온라인상에는 각종 패러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과 해당 점포 방문 리뷰가 쏟아지고 있다.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는 "계엄 모의하다가 햄버거 나와서 뛰어갔답니다" "그러니까 지금 롯데리아 튀김기계 알림음 들으면서 계엄 모의했다는 거죠?" "양념감자 흔들면서 나라도 흔들기" "'롯데리아 계엄 모의' 살면서 본 글자 중에 제일 어이 없다" "초등학생들도 아니고 무슨 사령관들이 롯데리아에서 계엄 모의를 함?" "나중에 한국 현대사 시험 문제에 나와도 웃길 듯. 다음중 계엄 모의한 장소는? 1. 대통령실 2. 지하 벙커 3. 롯데리아" "게엄버거. 나라를 통으로 말아먹는 맛" 등의 글이 올라왔다.

관련 이미지를 만들어 올린 누리꾼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두 제복 군인이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먹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미지를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도 AI로 생성한 듯한 이미지에서 고위 장성 등이 롯데리아 테이블에 둘러앉아 회의하는 모습을 담았다.
양복 입은 남자가 군인에게 "아무도 없는 곳에서 논의하지"라고 말한 뒤 두 사람이 함께 롯데리아 테이블에 앉은 모습을 담은 '롯데리아 내란 모의'라는 만화 컷도 등장했다.
이외에도 '비상계(鷄)엄 내란(卵)버거' 포스터가 올라왔고 "계엄버거, 탄핵버거 출시 부탁드립니다" "계엄버거와 (계엄)해제버거, 내란버거 내놓거라" 같은 글도 쏟아졌다.

계엄 모의 의혹이 제기된 해당 점포의 카카오맵 후기 창에는 지난 17일부터 하루 사이에 110여 개의 새로운 리뷰가 달렸다.
누리꾼들은 "계엄버거 세트 맛있네요" "계엄 모의하고 싶어지는 맛집" "나라도 뒤흔드는 맛" "내란 맛집. 역사적인 그곳" "출퇴근하면서 여기 자주 지나치는데 내가 지나친 곳에 이런 누추한 분들이 오셨다니" "전·현직 정보사령관과 대령들도 못 참는 그 맛" 등의 댓글을 남겼다.

경찰 조사 결과 전현직 정보사령관인 문상호·노상원씨는 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 경기 안산시에 있는 롯데리아에서 만나 계엄 관련 논의를 했다.
이들은 정보사 소속 김모·정모 대령을 만나 햄버거를 먹으며 "계엄이 곧 있을 테니 준비하라"고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노 전 사령관은 특히 정보사 소속 두 대령에게 "계엄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확보하라"며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