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유죄 확정…“시험 답안 유출” 징역형 선고
숙명여자고등학교 교무부장이었던 아버지가 유출한 시험 답안을 통해 내신 시험을 치른 쌍둥이 자매가 유죄를 선고받고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24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 자매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결에 영향을 미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 숙명여고 교무부장인 아버지에게서 정답을 받아 시험을 치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쌍둥이 자매 중 한 명인 현모 양이 지난 2022년 1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 1학년이던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018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이용해 시험을 치른 혐의로 기소됐다.
이로 인해 학교의 공정한 성적 평가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자매는 재판 과정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했으나, 1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함께 2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다.
2심은 자매가 서로의 행위에 공범으로 가담했다고 본 1심 판단에 일부 법리적 오류가 있다고 보고 형량을 다소 줄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상고심에서 쌍둥이 측은 수사기관이 증거로 확보한 휴대전화의 압수수색 절차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던 휴대전화를 압수할 때 경찰이 아버지에게만 영장을 제시한 것은 절차상 미흡했다"며, "미성년자인 피고인들에게도 영장을 직접 제시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다른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만으로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다"며 쌍둥이 측의 주장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미성년자가 압수수색 처분을 받을 경우, 의사능력이 있는 한 영장 제시 및 참여권 보장이 필요하며 친권자에 대한 영장 제시로 이를 대체할 수 없다"고 최초로 명확히 판시했다.
앞서 쌍둥이 자매는 2018년 10월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 퇴학 처분을 받았다.
이들의 아버지 현모씨는 업무방해 혐의로 2020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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