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항공철도사고조사위 등 포함
콘크리트 구조물 규정위반 조사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합동조사단이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과 항공기 제작사와 제작사 소속 국가인 미국 당국이 함께 참여하는 조사단이다.
국토교통부는 31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관 11명과 미국 연방항공청(FAA) 관계자 1명,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소속 전문가 3명과 사고기 제작사인 미국 보잉사 관계자 4명이 포함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이날부터 사고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전부터 무안 사고현장에 출동해 사고조사를 진행 중이다.
 | 31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소속 전문가와 미국 보잉사 관계자들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미국 조사단은 전날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국제민간항공협약상 항공기 사고조사는 사고가 발생한 국가가 개시하나 사고국 외에도 항공기 제조국과 제조사도 참여한다.
NTSB 전문가 등은 사고현장에서 기체 잔해 상태와 분산 현황을 살피고, 남은 부품에서 사고 원인을 가릴 단서를 찾는 등 증거 수집부터 진행한다.
이후 수집된 증거와 항공기 블랙박스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한다.
전체 단계는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걸릴 수 있다.
현장증거와 함께 블랙박스는 이번 사고 경위와 원인을 파악할 핵심 자료로 꼽힌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현장에서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 블랙박스 2종을 모두 수거했다.
CVR은 조만간 분석에 착수할 예정이나 FDR은 자료를 저장하는 부분(유닛)과 전원공급 유닛을 연결하는 커넥터가 사라진 상태로 발견돼 데이터 추출이 가능할지 확인 중이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FDR과 관련해 “외관은 파손된 상태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들었다”며 “커넥터가 손실된 블랙박스의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을 기술적으로 전문가가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31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소속 전문가와 미국 보잉사 관계자가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동체착륙을 야기한 사고기 랜딩기어(착륙 바퀴)가 1차 착륙 시도 때는 일부 정상 전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제주항공기는 2차 착륙 때 랜딩기어를 펼치지 못하고 동체 착륙했다.
블랙박스 분석 등을 통해 2차 착륙 때 랜딩기어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이유 등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여객기가 충돌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안전규정을 위반한 점이 없는지도 확인돼야 할 점이다.
공항 활주로 주변에는 정확한 착륙을 유도하는 로컬라이저(방위각제공시설)를 세우는데, 무안공항에는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구조물을 쌓아 그 위에 설치했다.
국토부 예규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에 따르면 로컬라이저 등 시설은 부러지기 쉬운 장착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돼 있다.
주 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공항과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 남아프리카공화국 킴벌리공항 등에서 콘크리트를 쓴 사례가 있다”고 해명했다.
다른 공항보다 안전거리가 짧게 이 구조물이 설치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무안공항은 활주로에서 콘크리트 구조물까지 거리가 264m로 알려졌는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는 쉽게 부러지지 않는 구조물이 활주로 말단으로부터 300m 이내에 있는 경우, 해당 구조물을 교체하거나 위치를 이동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