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가 받는 범죄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형량이 130년에 달할 수 있다고 미국 법무부가 밝혔다.
미 법무부는 2일(현지시간) ‘400억달러(약 59조600억원)의 손실을 초래한 사기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인도된 권도형, 사기혐의로 기소’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권은 테라폼의 가상화폐가 폭락한 후 광범위한 사기에 연루되고 범죄 수익금을 세탁했으며 범죄를 은폐하려 했다”고 밝혔다.
 |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법무부는 한국 국적의 권씨가 몬테네그로에서 송환돼 이날 맨해튼 소재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연방 사기혐의로 출석했다고 설명했다.
미 법무부는 몬테네그로로부터 권씨 신병을 인도받아 권씨가 지난달 31일 미국에 도착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권씨 사건이 뉴욕 남부 연방법원의 존 크로넌 판사에 배당됐고, 권씨가 8일 오전 10시30분 크로넌 판사 앞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권씨가 이날 치안 판사 로버트 러버거 판사에게 자신의 범죄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권씨는 변호사를 통해 보석 없이 구금되는데 동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권씨는 자신이 설립한 테라폼랩스 발행 가상화폐 테라USD의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속이고 TV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허위 정보를 퍼뜨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미 법무부는 권씨가 상품 사기 2건(각 건당 최대 징역 10년), 증권사기 2건(각 건당 최대 징역 20년), 전신 사기 2건(각 건당 최대 징역 20년), 상품사기·증권사기·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공모 2건(각 건당 최고 5년), 자금 세탁 공모(최대 징역 20년)까지 9개 혐의를 받고 있고,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30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가 2일(현지시간)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출석해 각종 사기 혐의 등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사진은 권씨가 출석한 뉴욕 남부 연방법원 입구의 모습. 연합뉴스 |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은 “권씨는 기소된 내용처럼 400억 달러(약 58조6천억원) 이상의 투자자 손실을 초래한 테라폼랩스의 가상화폐 등 정교한 계획에 대해 미 법정에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몬테네그로로부터의 이번 송환은 범죄자들이 어디로 숨으려 하든 그들을 추적할 수 있게 한 미 법무부의 국제 협력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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