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을 구속기소하면서 발표한 보도 참고자료에는 계엄 당일 군인들의 녹취록과 메모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각각 특전사 현장지휘관, 특전사 간부들이 작성한 전화 통화 녹취록과 메모 내용 일부가 드러난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4일 자정을 넘어 국회에서 계엄 해제를 위해 의원들이 속속 모였던 시각, 특전사 수뇌부는 전기를 끊으려고 하거나 의사당 지붕으로 로프를 타고 내려가는 시도까지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새벽 1시를 기해 특전사 현장 지휘관들은 “전기를 끊을 수 없냐?” “확인해보겠습니다” “대통령님이 문 부숴서라도 끄집어 내오래. 니들 온 쪽으로 대대를 유도해”와 같은 대화를 나눴다.
특전사 간부가 작성한 휴대폰 메모에도 “전기를 끊으면 안 되나?” “의사당 지붕에 내리면 안 되나”와 같은 글이 작성돼 있었다.
또 계엄 해제 발표 직후 “지워라 : 통화기록, 문자” “몰랐다.
당일 방송을 보고 알았다(로 하자)”와 같은 내용도 적혀 있었다.
 현장 지휘관들의 통화는 계엄 당일 긴박한 상황을 보여줬다.
한 지휘관은 “야. 국회 본관으로 가서 지금 얘들이 문 걸어 잠그고 의결하려고 하고 있대. 문짝 부숴서라도 다 끄집어내”와 같이 지시했다.
“707 인원하고 후문하고 측면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유리창이라도 깨” “후문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내용도 있었다.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도 참고자료를 발표하면서 “피고인 곽종근 특전사령관은 계엄선포 시 국회와 선관위 출동 및 봉쇄 등을 지시하고 국회의사당 침투와 계엄 해제 의결 방해를 시도했다”고 적시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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