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주 후 퇴임과 함께 52년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초선 하원의원들에게 당파를 초월한 '협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약 30명에 달하는 민주당 초선 하원의원들에게 앞으로 민주당이 의회 내 소수당으로서 견지해야 할 정치적 태도와 자세를 조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당파를 초월한 협력이 사라졌다"며 "현재 미국 정치에서 가장 큰 상실은 우리가 서로를 알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의견이 다르더라도 항상 경청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정당 정치인과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대 정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이 타협과 협상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미국 정치의 오랜 전통임에도 최근 미국에선 정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당파를 초월한 협력 사례가 드물어졌다는 이야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원칙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며 정치인 개개인이 특정한 정치 이념이나 원칙에서 벗어나 얼마든지 다른 정치인들과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1973년 연방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첫발을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년간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의회를 상대하면서 적지 않은 좌절을 경험했다.
그는 2021년 유권자의 투표권을 보호하고 선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법안을 추진했지만, 이를 '선거 개입'이라고 규정한 공화당의 반대로 입법에 실패했다.
또 같은 해엔 아동 보육과 복지 등을 위한 예산 1조달러(약 1470조원)를 마련하기 위해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추진했지만, 이 역시 공화당의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국내외적으로 직면한 도전을 언급하며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이 누구와 협력하는지, 어떤 동맹을 맺는지에 우리의 안전이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로 귀결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20일 열리는 취임식을 기일로 백악관을 떠난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결과는 평화롭게 인증될 것"이라며 "나는 1월 20일 오전에 백악관에 취임하는 대통령을 초대했고, 그날 오후에 취임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일엔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미국의 119대 의회가 개원했다.
공화당은 상원 100석 가운데 52석, 하원 435석 가운데 219석을 확보해 절반(상원 51석, 하원 218석)을 겨우 넘긴 가운데 마이크 존슨 의장의 유임을 확정 지으며 정권 초기 동력 확보를 위한 첫 단추를 꿰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