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제조업 부흥을 위해 수입차 대상 고율 관세 부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오히려 미국의 자동차 관련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현지시간) CNN은 미국에서 수입차에 관세가 부과되면 소매 가격이 오르고 제조업체의 이익이 감소해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해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효과로 자동차와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실현되는 데 수년이 걸리고 그사이 미국 자동차 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멕시코와 캐나다의 자동차 조립공장이 관세 영향으로 문을 닫으면 이들 공장으로 부품을 수출하는 미국 업체가 피해를 보면서 대규모 해고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미국의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는 약 55만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는 완성차 조립 공장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라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의 패트릭 앤더슨 회장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다.
그들은 어떤 종류의 생산을 계속하고 중단할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관세 시행이 미국 전역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의 관세에 맞서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산 자동차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이들 지역의 미국산 자동차 구매가 위축되면서 미국 내 자동차 생산량과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에서 50년간 일하다 최근 퇴직한 존 햇라인은 "관세가 자동차 산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관세는 차량 가격을 올릴 것이다.
이에 신차 구매가 둔화하면 정리해고와 생산시간 단축으로 이어지고 노동자들의 월급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미 자동차혁신연합(AAI)의 존 보젤라 최고경영자(CEO)도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에 공장을 짓고 투자하는 데 전념하고 있지만, 관련 시설과 공급망이 방대하고 복잡해 하룻밤 사이에 이전할 수 없다"며 "미국 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기 전에 추가 관세에 따라 판매량이 줄어 자동차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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