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겠다며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에 나선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이를 조롱하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대규모 보복 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 전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중국 네티즌들의 비판이 거세다.
10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에 따르면 최근 틱톡(Tiktok)과 웨이보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을 풍자하기 위해 한 중국 네티즌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만들어 올린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32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지친 표정의 미국인들이 낡고 어두침침한 공장에서 재봉틀을 돌려 옷을 만들고, 휴대전화를 조립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중국 전통 음악을 배경음으로 넣은 영상의 말미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문구가 자막으로 삽입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구호로, 트럼프 대통령이 꿈꾸는 '위대한 미국'이 이런 모습이냐고 비꼰 것이다.
해당 영상은 틱톡과 엑스(X·옛 트위터) 등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외에도 온라인상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이 공장에서 재봉틀로 모자를 만드는 AI 생성 사진 등 미국의 '제조업 전환'을 둘러싼 아이러니를 풍자하는 이미지가 다수 올라왔다.
미국이 관세 정책을 강행한다면 과거 개발도상국 등에 외주를 줬던 저숙련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꼬집은 것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으로 돌아올 제조업 일자리들은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일일 것이라며 이러한 우려를 반박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최근 CBS 뉴스 인터뷰에서 "우리 고등 교육을 받은 미국인들은 미국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첨단 기술의 공장에서 일하면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일자리의 부흥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조롱하는 밈이 확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펭귄만 사는 남극 무인도에 관세를 부과하자, 온라인상에선 트럼프를 조롱하는 '펭귄 밈'이 유행한 바 있다.
트럼프가 "관세를 내라"고 펭귄에게 소리치자 펭귄이 "우리는 사업을 다른 곳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맞받아치거나, 펭귄들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피해 바다에 뛰어드는 등의 이미지가 대표적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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