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래스고대 질 P. 펠 교수팀은 16일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 자매 학술지 심장(Heart)에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42만여명의 걷기 속도 및 시간과 심장 리듬 이상의 관계를 추적 관찰해 빠르게 걷기가 부정맥 위험을 줄여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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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로 걸으면 심방세동이나 빈맥(빠른 심장 박동), 서맥(느린 심장 박동) 같은 부정맥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8만1956명은 활동 추적기를 통해 걷기 속도와 소요 시간을 확인했다.
걷기 속도에 따라 2만7877명(6.5%)이 시속 4.8㎞ 미만의 느린 속도 그룹, 22만1664명(53%)이 시속 4.8~6.4㎞의 평균 속도 그룹, 17만1384명(41%)이 시속 6.4㎞ 이상의 빠른 속도 그룹으로 각각 분류됐다.
추적 기간에 발생한 심장 리듬 이상은 심방세동이 2만3526명, 기타 심장 부정맥 1만9093명, 서맥 5678명, 심실 부정맥 2168명 등 3만6574명이었다.
걷기 속도가 심장 박동 이상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빠른 속도 그룹과 평균 속도 그룹의 부정맥 위험은 느린 속도 그룹보다 각각 43%와 3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 위험은 빠른 속도 그룹과 평균 속도 그룹이 느린 속도 그룹보다 각각 46%와 38% 낮았고, 기타 심장 부정맥 위험은 39%와 21%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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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에서 마련한 맨발 황톳길 걷기 행사 참여 시민들. 아산시 제공 |
연구팀은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인과 관계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걷기 속도와 부정맥 위험 간 연관성에서 대사 및 염증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걷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우리 몸의 100개 넘는 근육을 움직여 긴장을 풀어주고 골고루 발달시켜 준다.
하루 평균 걸음 수는 오랫동안 ‘1만보’가 권장됐지만, 2500보만 걸어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고 6000보는 제2형 당뇨병을 낮춰준다고 알려져 있다.
8000보 이상 걸으면 비만,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위험이 낮아지고, 9800보를 걸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을 5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연구팀이 40세 이상 남녀 4840명(평균연령 56.8세)을 대상으로 약 10년에 걸쳐 ‘하루 평균 걸음 수와 사망률 관계’를 조사한 결과 걸음 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사망률이 떨어지지만 1만보 이상이 되면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 때문에 최근 건강 효과가 가장 좋은 걸음 수는 7000~8500보라는 주장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거리로 환산하면 약 4~5㎞(1보 50~60㎝)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64세 남녀 모두 하루 목표 걸음 수로 8000보를, 65세 이상은 6000보를 권장한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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