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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조기협상 합의…이시바 "적정 시점에 트럼프 만날 것"(종합)

한미 관세 협상의 가늠자가 될 미국과 일본 간 첫 관세 협상에서 양국이 90일의 상호관세 유예기간 내에 조기 합의해 정상이 결과를 발표한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유럽연합(EU)과의 협상 때와 달리 이례적으로 직접 협상에 참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단순 무역·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주일미군 방위비' 등 안보 문제까지 의제로 올릴 것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달러 약세를 위한 환율 논의는 이날 협상 테이블에선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협상이 끝난 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한 방미 의사를 밝혔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일본 측 관세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과 첫 관세 협상을 진행한 후 "양측이 되도록 조기에 합의해 정상 간 발표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는 "미·일 양국이 다음 협의를 이달 중 실시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장관급뿐만 아니라 실무 레벨에서도 협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2차 협상이 이달 말 진행될 것이란 얘기다.


이날 협상의 스포트라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대일(對日) 무역협상을 담당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재무부에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직접 사전 면담에 나서면서 협상도 예정된 시간보다 앞당겨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무역뿐 아니라 '주일미군 방위비' 등 안보 문제까지 의제로 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를 두고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에서 일본과의 협의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만 전했다.


지난 14일 개시된 유럽과의 관세 협상에서는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의 협상에서는 이례적으로 직접 등판한 셈이다.
그는 본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방금 일본 통상 대표단과 만나 영광이었다"며 "큰 진전이 있었다"고 과시하듯 밝혔다.
베선트 장관이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과의 협상에 직접 나서고 싶다"고 예고했던 게 현실화한 셈이다.
일본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협상에 참여할 경우 이시바 총리가 조기 방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미국 측에 일본을 향한 관세 공격에 '유감'이라는 뜻도 전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관세 조치가 지극히 유감이라는 점을 표명하고 관세 정책 재검토를 요구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지난 2일 미국 정부가 대미(對美) 흑자국인 이른바 '최악국가'를 대상으로 발표한 상호관세에서 일본은 24%를 부과받았다.
한국(25%)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당초 7일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간 정상회담 당시 '성공적'이란 평가가 많았던 만큼 일본 내부에선 당혹스럽다는 평이 나왔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또 "외환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며 "미국은 90일 유예기간 내에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는 안보 문제나 비관세 장벽 등이 논의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지만, 양측 모두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은 일본에 ▲미국 제조업 강화를 위한 대미 투자 확대 ▲달러 약세 전환 ▲동맹국 방위비 분담 등 3가지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이 외에도 미국이 과거부터 일본의 자동차·농산물 분야의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아왔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미국 알래스카주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참여도 협상 의제로 관측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후 첫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일본과 한국 등이 수조 달러를 투자하길 원한다"며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며 양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도 이날 오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가장 적절한 시점에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 약 50분, 이어서 베선트 장관 등과 75분간 회담을 진행했다"며 "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가 상당 시간 동안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일미군 주둔비 분담 등 민감한 의제에 대해선 언급을 삼갔다.


이번 미·일 협상 결과는 한국에도 중요한 '참고 지침'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내주 협상을 시작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영국·호주·인도와 함께 한국을 최우선 협상국으로 지정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의 통화에서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등 한 번에 '원스톱 쇼핑'이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내주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미국 방문도 예정돼 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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