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너무 많이 남아서 걱정이지.”
KT 이강철 감독의 촌철살인은 늘 허를 찌른다.
이 감독은 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를 앞두고도 특유의 입담으로 허를 찔렀다.
전날 예기치 않은 폭우로 하루 휴식을 취한 이 감독은 “(비가) 어느쪽에 이익인가?”라고 물은 뒤 “너무 많이 남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우천 취소 탓에 잔여 경기가 증가한 것인가 했더니 “투수가”라는 짧은 답이 돌아왔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 KT 외국인 투수 벤자민이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 | KT 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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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KT는 선발 왕국이다.
오드사리머 데스파이네(35)가 구위를 회복하면서 6선발 체제도 가능하다.
이 감독은 새로 합류한 웨스 벤자민에 대해서도 “로테이션을 몇 차례 소화하면 괜찮을 것 같다.
구속이 아주 빠르지는 않지만, 활용할 수 있는 구종도 있고 장점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두명이 자리를 잡으면 ‘최강 국내 선발진’으로 꼽히는 고영표-소형준-배제성에 올해 전천후 활약으로 6승(2패) 평균자책점(ERA) 3.44를 기록 중인 엄상백까지 여섯 명의 선발진을 보유하게 된다.
농담처럼 “투수가 너무 남아서 걱정”이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엄상백의 활용도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제성이 체력보충을 위해 엔트리에서 빠져있지만, 오는 10일 수원 롯데전에 복귀할 수 있다.
배제성은 올시즌 롯데를 상대로 1승 2패 ERA 6.61로 재미를 못봤다.
데스파이네가 6일 광주 KIA전에서 잘던진다면, 이른바 ‘플러스 원’으로 대기하던 엄상백이 롯데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내친김에 6선발 체제를 가동하는 것은 어떨까. 이 감독은 “선발 투수는 자기만의 루틴이 있어 6선발로 전환하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라면서도 “폭염에 등판하다보면 지치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체력 안배 차원의 일시적 6선발 로테이션도 갖고는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선발난에 허덕이는 다른 팀이 들으면 화날 일이지만, 디펜딩챔피언의 여유가 묻어난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고, 핵심 카드는 역시 선발진이다.
KT의 상승세는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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