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LG ‘캡틴’ 오지환(32)이 공수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하며 팀을 구했다.
류지현(51) 감독의 우직함이 통했다.
5번에 놓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고, 비판을 감수했다.
결정적인 순간 터졌다.
오지환 개인에게도 반등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오지환은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전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8회초 7-9에서 9-9를 만드는 결정적인 투런 홈런을 쐈다.
1안타 2타점이다.
9회말에는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낸 후 1루로 송구해 아웃을 일궈냈다.
공수 맹활약이다.
9회초 유강남의 결승 솔로 홈런이 터지며 LG가 10-9로 이겼다.
1-8로 뒤지다 10-9로 승리. 유강남이 수훈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지환의 활약이 없었다면 LG의 승리도 없었다.
사실 ‘5번 오지환’에 대해서는 비판이 제법 일었다.
다른 선수들이 워낙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6번으로 나가고 있는 문보경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6월부터 계산하면 4할을 훌쩍 넘는 타율에 OPS도 1.100이 넘었다.
반면 오지환은 시즌 타율도 0.250 밑이고, 직전 5경기로 보면 타율이 0.105에 불과했다.
그래도 류 감독은 오지환을 5번에, 문보경을 6번에 놨다.
이 결정이 역대급 대역전 드라마의 초석이 됐다.
문보경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반면, 오지환은 공수에서 날았다.
딱 류 감독의 말대로였다.
경기 전 “오지환이 현재 결과가 안 나온다고 해서 하위로 내리면 집중력이 더 떨어진다.
오지환은 중심에 있을 때 집중도가 더 높아지는 선수다.
자칫 자기 리듬을 깰 수 있다.
회복을 위해 타순을 바꾸는 것보다, 선발에서 제외해 쉬는 시간을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뚝심’이다.
올 시즌 부진하다고 하지만, 오지환은 보여준 것이 있는 선수다.
문보경은 지난해 가능성을 보였고, 올 시즌 꽃을 피우고 있다.
그러나 주전 첫 시즌이다.
풀 시즌을 뛰어본 경험이 없다.
젊은 선수는 기복이 오면 크게 오는 경우가 잦다.
커리어가 있는 오지환을 중심에 계속 놓고, 페이스가 좋은 문보경을 하위에 배치하면 전체적으로 강해지는 효과도 가능하다.
만약 6일 경기에서 5번 문보경-6번 오지환이었다면 경기 결과 자체가 달랐을 수도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오지환이 꾸준히 잘해주는 것이다.
어차피 수비는 리그 최고를 다툰다.
공격이 중요하다.
3할에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한 유격수다.
지금도 마냥 나쁜 것은 아니다.
wRC+(조정득점생산력)으로 보면 2020년 119.9였고, 지난해 93.9를 기록했다.
올해는 6일까지 108.9다.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신 더 잘했으면 하는 LG와 팬들의 바람이다.
류 감독도 지원하고 있다.
타순 변동 등을 통해 선수를 흔들지 않는다.
이제 오지환만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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