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3, 4일 쉬라고 했다.
라인업에서 빠지고 훈련만 집중할 계획이다.
”
아플 때 오히려 잘했다.
허리 부상으로 인해 관리가 필요했던 4월에는 타율 0.400 OPS 1.023으로 펄펄 날았다.
그런데 허리 부상에서 회복하고 매 경기 정상 출전하는 컨디션이 됐는데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KBO리그 16년 커리어에서 이례적으로 고전하는 LG 김현수(35) 얘기다.
웬만하면 참고 뛴다.
커리어 내내 그랬다.
4월에는 그게 성공적이었다.
5월 들어 허리 상태가 호전된 만큼 4월 활약이 이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하다.
5월 1일부터 지난 4일까지 108타석에서 97타수 13안타(타율 0.134) OPS 0.348이다.
4월 타율(0.400)보다 5월부터 OPS가 낮다.
본인은 물론, 사령탑과 코칭스태프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훈련량을 늘리고 훈련 방법에도 변화를 줬지만 더 깊은 수렁에 빠졌다.
그래도 팀이 승리할 때는 묻어갔다.
5월부터 한 달 넘게 3연전 위닝시리즈를 이어갔고 동료들은 여전히 뜨겁게 배트를 휘둘렀다.
하지만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홈에서 NC에 3경기를 내리 내줬다.
이 기간 김현수는 13타수 무안타로 더 깊은 침묵에 빠졌다.
맹훈련과 타순 조정 모두 해답이 되지 못했다.
결국 결단을 내렸다.
LG 염경엽 감독은 지난 4일 NC전에서 1-3으로 패한 후 김현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3, 4일 라인업에서 빠지면서 충분히 시간을 갖고 맹훈련을 통해 장상 궤도에 돌아오기를 권유했고 김현수도 이를 수용했다.
염 감독은 “현수에게 3, 4일 쉬라고 했다.
라인업에서 빠지고 훈련만 집중할 계획”이라며 “현수가 빠지는 동안 지명타자 자리는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둘 것이다.
지금까지 오지환, 문보경이 거의 매 경기 출장했다.
김민성이 유격수도 보면서 지환이에게 휴식을 주겠다.
김범석이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석에서 김현수의 문제점은 뚜렷하다.
이른바 ‘자기 스윙’이 나오지 않는다.
하체부터 상체까지 중심 이동이 이뤄지지 않은 채 상체, 혹은 팔로만 배트를 휘두르고 공을 맞히기에 급급하다.
흔히 타자들이 슬럼프를 겪을 때의 모습이다.
김현수 또한 이전에도 여러 차례 이런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코칭스태프도 당연히 이를 알고 있다.
염 감독은 “현수와 지환이 모두 부진하지만 지환이는 그래도 자기 스윙을 한다.
현수는 전혀 현수답지 않은 스윙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슬럼프 기간을 끊어냈다.
훈련법에 변화를 주면서 의식적으로 하체를 이용하는 데 중점을 뒀다.
지난주에도 이호준 타격코치와 런지 스윙을 하면서 슬럼프 탈출을 꾀했다.
하지만 정작 타석에서 훈련했을 때 모습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늦은 판단이 됐다.
LG 뎁스를 고려하면 더 그렇다.
더 빠른 타이밍에서 김현수에게 휴식을 주고 라인업을 운영했다면 NC전 싹쓸이 패배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주형과 김범석 퓨처스리그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한 투 특급 유망주를 1군에 올린 만큼, 이들을 선발 출전시킬 수도 있었다.
LG는 오는 6일부터 고척에서 키움과 3연전을 치른다.
김현수 없는 3연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라인업도 달라진다.
김현수가 주로 맡아온 3번 타순이 고척 3연전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지난 4일에는 김현수가 6번, 홍창기가 3번에 자리했는데 홍창기는 단 한 번도 득점권에서 타석에 들어서지 못했다.
박해민·문성주 테이블세터가 총합 8타석에서 한 번만 출루했다.
홍창기가 다시 리드오프로 돌아갈 수 있는데 그러면 3번은 누구에게 맡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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