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키움 김혜성(왼쪽)이 유격수 수비를 마치고 이안 맥키니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
미래를 위한 포석일까.
프로야구 키움의 핵심 내야수 김혜성(24)이 다시 포지션을 바꾼다.
지난 시즌부터 올해까지 지킨 2루수를 내려두고 ‘내야의 사령관’ 유격수로 건너간다.
어색한 자리는 아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넥센(현 키움)의 지명을 받은 그는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2018시즌부터 주 포지션 2루수와 김하성의 백업 유격수를 병행했다.
키움의 라인업 구성에 유연함을 더했다.
때로는 코너 외야까지 맡았을 정도다.
남다른 유틸성을 뽐낸 그는 김하성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간 2021시즌, 자연스레 주전 유격수를 물려받았다.
그해 유격수로는 개인 커리어 최다인 113경기(103선발)에 나가, 904⅔이닝을 수비로 소화했다.
유격수 실책이 29개(총 35개)가 쏟아진 것은 뼈아팠으나, 타격에서 괄목할 성장세를 보여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 키움 홍원기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
2022시즌에 2루수로 돌아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의 결단이었다.
빠른 발, 넓은 수비 범위를 갖췄지만 중학생 시절 사이드암 투수 버릇이 남은 사이드 스로 송구 약점을 감안했다.
그는 “KBO리그에 좌타자, 발 빠른 타자들이 많았기에 김혜성을 2루로 보냈다.
땅볼 유도 투수들이 많으니 병살플레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도 이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확한 진단 속에 김혜성은 1080이닝 동안 2루를 지키며 실책 11개, 수비율 0.984를 기록, 유격수 시절보다 한결 나아진 수치를 남겼다.
그 덕에 KBO 최초 2루수-유격수 골든글러브 석권했다.
‘유격수 회귀’가 갑작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달 29일 고척 삼성전부터 선발 유격수로 나선다.
홍 감독은 “본인의 강력한 요청이다.
장단점은 나도, 본인도 잘 인지하고 있다.
전적으로 선수 개인의 의지다.
애착이 강하다”고 결정 배경을 밝혔다.
당부도 잊지 않았다.
사령탑은 “그 자리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만 한다.
만약 공격이든 수비든 다른 여파가 생기면 본인도 그때는 (안 되는 걸) 수긍해야 한다.
우선 앞으로는 유격수로 내보낸다”고 강조했다.
‘키움 선배’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서 내야 유틸리티로서 폭발하는 걸 본 게 자극제가 됐을 수 있다.
실제로 김혜성도 미국 진출에 대해 관심이 지대하다.
홍 감독은 “본인의 값어치를 높이는 것이긴 하다.
욕심이 많은 선수기도 하고(웃음)”라며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모르겠다.
이제부터는 오롯이 선수의 몫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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