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투자해야 하는시간이다.
”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없다.
포수가 특히 그렇다.
어느 포지션보다 배울 게 많고 체력 소모도 크다.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
주전 포수 한 명을 만들기까지 최소 2, 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시간과 인내는 필수다.
지금 LG가 그 과정을 밟는다.
2년차 신예 포수 김범석(20)에게 투자하고 있다.
주전 포수 박동원이 부상으로 이탈한 자리에 김범석을 넣었다.
지난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포수 선발 출장한 김범석은 앞으로 임찬규를 제외한 선발과 맞춰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계획이다.
12일은 대체 선발 강효종, 14일은 케이시 켈리와 배터리를 이뤘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호흡을 맞추는 투수는 물론 상대 타자도 낯설다.
게다가 김범석은 올해 스프링 캠프를 완주하지 못했다.
투수마다 다른 특징을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
지난 14일 이우찬, 우강훈의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한 원인은 부족한 경험에 있다.
홈플레이트 가운데를 밟았다가 상대 주자에 밟힌 것도 그렇다.
보통은 베이스 끝을 밟는 데 상황이 급하다 보니 가운데에 발을 걸쳤다.
모두가 겪는 과정이다.
아마추어 시절 최고로 평가받아도 프로에 오면 ‘제로’부터 다시 시작이다.
기본기부터 모든 것을 새로 배운다.
투수가 던지는 공의 속도와 움직임 또한 아마추어와는 차원이 다르다.
잡아내야 하는 상대 타자의 기량도 마찬가지다.
이런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면 포수 김범석의 출발은 나쁘지 않다.
일단 타석에서 보여준 것처럼 쉽게 당황하지 않는다.
상대 주자가 가득 들어차 궁지에 몰려도 침착하게 대응한다.
선배 투수와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며 함께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염경엽 갑독은 “선수가 그냥 만들어질 수는 없다.
시간을 주고 투자를 해야한다.
지금 우리는 김범석이라는 카드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라며 “그래야 우리 팀 뎁스도 강해지고 내년에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론 안전한 쪽으로 간다면 허도환을 썼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승부처는 아니라고 봤다.
아직 승부를 걸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범석이를 쓰기로 했다.
동원이가 길게 빠지는 게 아니니까 지금 범석이에게 기회를 주면서 투자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경기에 불과하지만 선발 포수로 보여준 모습에 대해서는 “괜찮다.
블로킹도 잘하고 상황에 따른 대처도 좋다.
물론 아직 경험이 없어서 실수가 나오는데 이렇게 성장하는 것 아닌가”라며 “동원이가 오기 전까지는 거의 매일 경기에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포수가 그렇다.
10년 넘게 포수 골든글러브를 양분하고 있는 양의지와 강민호 또한 처음부터 리그를 호령했던 것은 아니다.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며 최고로 올라섰다.
김범석에게는 앞으로 몇 년이 그럴 것이다.
김범석이 출중한 타격과 더불어 경험을 통해 수비도 향상된다면 자연스럽게 LG는 박동원 다음을 책임질 포수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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