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창원=김민규 기자] 명백한 실수다.
오심은 아니지만 심판진의 소통 부재로 인한 진행 미숙이다.
선수는 도루를 아웃으로 적어야했고, 항의하던 감독은 퇴장 조치됐다.
선수와 감독 입장에선 억울한 상황이다.
심판진의 어리숙한 판정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날 창원 2루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4일 두산과 NC의 맞대결이 펼쳐진 창원NC파크. 두산이 1-0으로 앞선 9회초 공격에서 논란이 된 장면이 연출됐다.
1사 후 볼넷을 얻은 이유찬이 2루 도루를 시도, NC 포수 박세혁이 재빠른 송구로 김주원의 태그가 이뤄졌다.
2루심의 최초 판정은 세이프. NC 더그아웃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결과는 뒤집혔다.
세이프가 아닌 아웃 선언.
판정이 뒤바뀌자, 두산 이승엽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다소 격앙된 표정으로 주심에게 다가가 김주원의 업스트럭션(주루 방해)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는 절대적이다.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비디오 판독에 항의할 경우 퇴장이 선언된다는 규정에 따라 이 감독은 결국 퇴장 조치됐다.
두산은 9회말 NC에 동점을 허용했지만 연장 10회초 타선 집중력을 발휘해 4-1로 승리했다.
이유찬의 아웃과 부상, 감독의 퇴장과 맞바꾼 씁쓸한 승리였다.
이유찬은 도루 과정에서 김주원의 스파이크와 부딪히면서 왼쪽 엄지손가락이 부어올라 곧장 교체됐다.
판정이 번복됐고 경기는 끝났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주루 방해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이용혁 2루심이 최초 선언한 행동이 논란의 중심이 됐다.
이용혁 심판의 원심은 타이밍상 도루 세이프가 아닌 주루 방해에 의한 세이프였다.
이용혁 2루심은 처음 두 팔을 들어 타임을 뜻하는 제스처를 취한 이후 손가락으로 베이스를 가리킨 후 세이프 제스처를 취했다.
이용혁 2루심이 정확히 주루 방해 선언을 한 것이다.
야구규칙에 따르면 ‘주루 방해를 당한 주자에게 플레이가 벌어지고 있는 경우 심판원은 타임을 선고할 때와 마찬가지로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업스트럭션(주루 방해) 신호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주루 방해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다.
오롯이 심판 판정의 영역이다.
따라서 애초에 NC의 비디오 판독 요청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일수 주심은 NC의 비디오 판독 요청을 받아들였고, 이용혁 2루심은 자신의 최초 주루 방해 판정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않은 채 헤드셋을 착용했다.
만약 이용혁 심판이 주심에게 “주루 방해로 인한 세이프였다”고 한마디만 했더라면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KBO 관계자는 “명백한 경기 진행 미숙이다.
2루심이 처음 주루 방해 판정을 내렸음에도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도루 타이밍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다”며 “경기가 끝난 후 오석환 심판위원장이 상황을 파악했다.
재발 방지와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거세자, KBO는 빠르게 징계를 결정했다.
해당 심판들에게 벌금과 경고 조치를 내린 것.
KBO측은 “4일 창원 두산, NC전에서 비디오 판독 대상 플레이를 잘못 적용해 혼란을 초래한 전일수 심판위원(팀장)과 이용혁 심판위원(2루심)에게 KBO리그 규정 벌칙 내규에 의거해 각각 50만원의 벌금 및 경고 조치했다”며 “KBO는 향후 선수 부상 방지를 위해 루간 주루 방해와 관련한 규정 보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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