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천안=김민규 기자] 이쯤되면 ‘집념’의 사나이다.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매치킹’에 오른 김민규(23·CJ)가 ‘내셔널타이틀홀더’까지 되찾았다.
지난 2022년 K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내셔널타이틀’로 장식한 이후 2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김민규가 한국을 대표하는 남자골프 선수로 우뚝 섰다.
김민규는 23일 충남 천안에 있는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7326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2개를 낚아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적은 김민규는 2위 송영한(8언더파 276타)을 4타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년 만에 한국오픈 정상을 탈환한 김민규는 “일단 이게 꿈인가 싶기도 하고, 깼는데 꿈이면 어떡하나 걱정도 있는데 다행히 꿈은 아닌 것 같다.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3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김민규는 3·5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송영한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7번홀(파3)에서 샷 미스로 보기를 범했지만 8번홀(파5) 세컨드 샷을 홀컵 3.2m에 붙여 천금같은 이글을 성공, 전반에만 3타를 줄여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위기 후 기회’란 말처럼 후반 김민규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김민규는 13번홀(파3)에서 행운이 따랐다.
티샷이 해저드에 빠지는 듯 했지만 물 수제비가 돼 오히려 러프에 안착한 것. 운까지 따른 김민규는 샷 실수에도 타수를 잃지 않고 파로 마무리했다.
위기를 넘긴 그는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았지만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다.
마지막 18번홀(파5)을 버디로 장식한 그는 2년 만에 ‘내셔널타이틀’을 탈환했다.
올시즌 ‘매치킹’에 오른데 이어 ‘내셔널타이틀’까지 시즌 2승을 수확한 김민규는 ‘다승왕’ 경쟁에도 합류했다.
13번홀 물 수제비로 천운이 따른데 대해 그는 “13번홀에서 4번 아이언을 잡고 쳤었는데 낮게 페이드 샷을 치려다가 미스가 됐다.
너무 낮게 쳐서 해저드에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캐디가 올라갔다고 하더라. 믿지 않았다”며 “그런데 가서 보니 진짜 공이 있었다.
그 순간 최경주 프로님의 SK대회에서 나왔던 샷이 떠올랐다”고 돌아봤다.
이어 “너무나도 큰 행운이 따랐고, 다음 홀에서 버디를 한 순간, 우승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15세 때 최연소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김민규는 고교 진학 대신 일찌감치 해외 무대에 진출해 샷을 벼렸다.
2019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 데뷔해 2020년 군산CC오픈, KPGA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2022년 KPGA투어 데뷔 첫 우승을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이 대회에서 올렸다.
특히 김민규는 당시 연장전 승부 끝에 승리하는 드라마를 연출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교통사고로 인해 한동안 투어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시즌 19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은 못했지만 7개 대회에서 ‘톱10’에 들며 건재함을 알렸다.
그리고 올해 데상트 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KPGA투어 통산 2승을 거뒀고, 2년 만에 ‘내셔널타이틀홀더’까지 되찾았다.
한국오픈에는 세계 최고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대회 디오픈 챔피언십 출전권 2장이 걸렸다.
대회 우승, 준우승자에게 주어진다.
김민규는 우승상금 5억원과 함께 디오픈 챔피언십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6년 만에 한국오픈에 출전한 송영한이 준우승을 차지하며 남은 출전권 1장을 획득했다.
김민규는 “2년 전 디오픈 때는 성적이 좋지 않아 아쉬웠다.
올해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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