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 ‘위장공격’ 반칙패에 논란 일어
판정기준 모호해 전문가들 갑론을박
승자 데구치도 “바꿔야 할 부분” 지적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전. 세계랭킹 3위 한국의 허미미(22·경북체육회)와 1위 크리스타 데구치(29·캐나다)의 대결은 예상치 못한 결말로 끝났다.
6분35초간의 혈투 끝에 허미미는 ‘위장 공격’ 판정으로 금메달을 놓쳤다.
 | 과제 남긴 결승전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전에서 심판이 허미미에게 위장 공격을 시도했다며 반칙패 판정을 내리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
하지만 이 판정은 즉각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유도계 안팎에서 판정 기준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결승전에서 두 선수는 정규시간 4분 동안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허미미는 지도 2개, 데구치는 지도 1개를 받으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유도 경기에서 ‘지도’는 경고를 의미하며, 반칙이나 소극적인 행위에 부과된다.
선수가 3개의 지도를 받으면 반칙패 처리된다.
운명의 순간은 연장 2분35초에 찾아왔다.
허미미의 공격이 위장 공격으로 판정되며 세 번째 지도를 받아 반칙패가 확정됐다.
위장 공격이란 실제 공격할 의도 없이 공격하는 척하는 행위를 말한다.
주로 불리한 상황에서 상대의 공격을 피하거나 시간을 지연하기 위해 사용되며, 이는 반칙으로 간주한다.
일반적으로 위장 공격은 기술을 걸지 않고 단순히 몸을 숙이거나, 공격 동작을 시작했다가 중단하는 등의 행위를 포함한다.
그러나 이번 판정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릴 정도로 큰 논란을 불렀다.
심지어 승자인 데구치도 “유도를 위해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며 판정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그는 “지도 판정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지만, 유도의 다음 단계를 위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 크리스타 데구치 |
김미정 한국 여자유도 대표팀 감독은 “미미가 주저앉고 안 일어난 것도 아니고 계속 일어나 공격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위장 공격을 하려던 게 아니다.
원래 본인이 가진 기술이 앉아서 하는 것이다 보니 심판이 그런 판정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구함 SBS 해설위원은 더 나아가 “데구치에게 지도를 줘야 한다.
데구치가 의도적으로 오른쪽 깃을 잡지 못하게 막고 있다.
이는 반칙”이라며 판정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허미미는 “위장 공격일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경기의 일부이니까 어쩔 수 없다”며 결과를 받아들였다.
그는 “다음에는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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