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답답한 흐름에 돌파구는 이강인의 창의성이었다.
‘홍명보호’에서도 공격 다변화의 열쇠를 쥐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강인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에 오른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격해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좀처럼 공격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후반 2선의 프리롤 구실을 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축구대표팀은 팔레스타인의 조직적인 방어망에 매우 고전했다.
중원 싸움부터 밀렸다.
이렇다 할 기회 창출에 애를 먹었다.
팔레스타인의 수비 균형을 낸 건 이강인이다.
전반 40분 역습 기회에서 풀백 황문기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번개 같은 드리블로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질주, 황인범과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순식간에 상대 수비 뒷공간을 뚫어냈다.
그러나 회심의 오른발 슛이 팔레스타인 골키퍼 라미 하마데흐 품에 안겼다.
한국이 전반 유일하게 골문을 향한 슛이다.
후반 초반에도 팔레스타인 수비를 극복하는 데 애를 먹은 한국은 후반 12분 황희찬 투입 이후 이강인 역시 자유롭게 2선을 누비게 했다.
이강인은 특유의 전환 패스를 앞세워 팔레스타인 수비를 흔들었다.
득점 기회도 닿았다.
후반 14분 역습 기회에서 오세훈이 상대 수비와 힘겨루기 한 가운데 손흥민이 오른쪽으로 달려든 이강인에게 내줬다.
노마크 기회에서 그는 왼발로 강하게 감아 찼다.
그러나 공이 골문 위로 떴다.
그럼에도 이강인의 발끝에서 한국 공격은 가장 창의적이고 실효성이 있었다.
후반 19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그는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장신 공격수 오세훈을 향해 절묘하게 크로스했다.
그러나 오세훈의 결정적인 헤더 슛이 골키퍼 손에 걸렸다.
이강인은 후반 26분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섰는데 정교하게 감아찬 왼발 슛을 하마데흐가 몸을 던져 쳐냈다.
8분 뒤 다시 기회를 만든 것도 이강인이다.
수비 지역에서 왼쪽 측면의 손흥민을 겨냥해 레이저같은 패스를 뿌렸다.
손흥민이 노마크 기회를 잡는 듯했는데 볼 컨트롤이 다소 길었다.
골키퍼가 뛰어나와 잡아냈다.
후반 42분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이강인이 손흥민을 겨냥해 송곳 패스를 보냈다.
손흥민이 골키퍼까지 제치고 빈 골문과 마주했는데 오른발 슛이 골대를 맞고 물러났다.
결국 이강인의 ‘뚫어뻥’같던 왼발 마법에도 한국은 여러 차례 득점 기회에서 불운이 따랐다.
후반 추가 시간 8분이 주어졌지만 팔레스타인 골문 저격에 실패, 이강인의 왼발도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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