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IA 김태군이 적시 2루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맹타만큼, 마음씨도 따뜻했다.
거침없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를 헤쳐가고 있는 KIA. 역대 11번의 KS에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호랑이군단은 광주에서 열린 1∼2차전을 잡아 유리한 고지를 밟은 후,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도착했다.
첫 2경기를 잡아낸 팀의 KS 우승 확률은 90%(18/20)다.
끌어온 분위기, 놓치고 싶지 않은 KIA다.
정규시즌 팀 타율 1위(0.301)답게 방망이로 삼성을 제압해냈던 KIA. 여러 선수들의 공이 뒤섞인 가운데, ‘안방마님’ 김태군의 활약상을 빼놓을 수 없다.
2경기 타율 0.500(6타수 3안타) 2타점의 성적표, 영양가가 매우 높다.
지난해 7월 KIA가 삼성과 단행한 1대1 트레이드(↔류지혁)의 이유를 보여주는 중이다.
1차전 서스펜디드 선언 이전부터 안타를 뽑아내며 매서운 스윙을 보여준 그는 재개된 경기에서 완벽한 희생번트로 팀에 역전 실마리를 제공했다.
쐐기를 박는 1타점 적시 2루타도 인상적이었으며, 2차전에서도 호쾌한 2루타를 얹었다.
2016년 NC 소속으로 치른 KS에서 10타수 1안타에 그쳤던 아쉬움을 8년이 지나 시원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의 따뜻한 마음씨가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도 화제다.
KS 대비 훈련이 한창이던 이달 초, 김태군이 자신이 사용하던 스파이크, 장갑 등의 야구 용품을 모아 신월중학교 야구부 꿈나무들에게 전달한 것.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고가의 장비는 어린 선수들 그리고 그 부모님들에게는 꽤나 부담스러운 존재인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용품이 소모품이기에 매번 최상의 장비를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 | KIA 김태군이 신월중 야구부에 전한 야구용품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KIA 관계자는 “김태군이 자신이 그동안 쓰던 용품을 모아 왔는데, 이걸 어린 학생들에게 전달하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보내왔다.
본인도 어린 시절 어렵게 야구했던 선수다보니, 고가의 용품이 필요할 어린 선수들에게 이를 건네주고 싶다고 하더라”라고 뜻깊은 기부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의사를 전달 받은 KIA 프런트는 맞닿아 있던 인연을 수소문해 신월중학교에 김태군의 이름으로 이 물품을 전달했다.
마음을 전달 받은 선수들도 뛸 듯이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서창만 신월중 야구부 감독은 “용품을 받은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금액도 금액이거니와 아무래도 선수가 직접 쓰던 용품이라는 뜻깊은 의미도 있지 않나. 프로를 꿈꾸는 우리 아이들이 선수가 사용하던 용품을 쓰는 것만으로도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정작 김태군은 멋쩍은 마음에 티를 내고 싶지 않아했지만, 쏟아진 감사의 메시지들이 결국 그의 선행을 수면 위로 끌어냈다.
KIA 관계자는 “(김)태군이가 지금도 용품을 모으고 있다더라. 이번에는 자기가 쓰던 배트를 준다고 한다.
따뜻한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옆에서 잘 서포트 하겠다”고 웃었다.
 | KIA 김태군이 경기 전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대구=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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