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
“돈이요? 그보다는 낭만이죠.”
프로야구 롯데가 바삐 움직였다.
‘집토끼’를 모두 잡았다.
지난 10일 불펜 듀오 김원중, 구승민과의 자유계약(FA) 소식을 전했다.
각각 4년 최대 54억 원(보장액 44억 원, 인센티브 10억 원), 2+2년 최대 21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총액 12억 원, 인센티브 6억 원) 규모였다.
시장 문이 열린 지(6일) 4일 만에 속전속결로 계약을 마무리한 것. 비시즌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한 만큼 빠르게 다음 스텝에 돌입할 듯하다.
내년 시즌 구상 역시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인상적인 대목 중 하나는 로열티(충성심)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김원중과 구승민 모두 팀 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대체불가 자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클럽맨으로서 통산 100세이브, 100홀드 등 구단의 역사를 쓴 것은 물론, 마운드 아래에서도 솔선수범하며 동료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롯데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박준혁 단장은 두 선수에 대해 “선수단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팀 문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줄 리더”라고 설명했다.
 | | 사진=구승민 제공 |
과거와 사뭇 달라진 그림이다.
롯데는 투자의 인색한 구단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지갑을 연다.
다만,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대우가 확실한 편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강민호(삼성), 손아섭(NC) 등을 차례대로 떠나보낸 것이 대표적 사례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연이은 이적은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박준혁 단장이 부임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지난해 전준우를 FA 1호 계약(4년 최대 47억 원)으로 잔류시킨 데 이어 올해 김원중, 구승민까지 앉혔다.
이유가 있을까. 박준혁 단장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각 구단은 그만의 특유한 문화가 있다.
그 누구도 대신 만들어줄 수 없는, 선수들만의 것이다.
박 단장은 “라커룸 안에서의 문화가 있다.
고참들, 베테랑들, 프랜차이즈 선수들이 중심이 돼 이끄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아무도 모른다.
선수들 스스로 느끼는 부분이다.
프런트는 그저 힘을 실어줄 뿐이다.
결국 구단에 대한 자부심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 역시 그 의미를 모를 리 없다.
김원중과 구승민은 이번 계약을 돌아보며 ‘낭만’이라는 표현을 썼다.
야구계서 유명한 절친 사이다.
나란히 첫 FA 자격을 획득해 신청서도 같이 냈다.
같은 날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왔다.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김원중은 “사실 본격 협상도 전에 롯데에 남을 테니 ‘(계약) 잘 해주십쇼’ 했다”면서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지 않나.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는 낭만을 쫓기로 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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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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