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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징크스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과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첫 경기서 3-6으로 패했다.
1패를 안고 임하는 만큼 남은 경기에서의 부담감이 더 높아졌다.
복잡한 경우의 수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일찌감치 초점을 대만전에 맞추고 있었던 한국이다.
기본적으로 단기전에선 스타트를 잘 끊는 것이 중요하다.
고배를 들이켰던 그간의 국제대회를 돌이켜보면, 첫 경기에서의 패배가 화근이 된 경우가 많았다.
2003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1승2패·3위)를 비롯해 2006 도하 아시안게임(3승2패·동메달),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2승1패·1라운드 탈락),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1승2패·1라운드 탈락), 2023월드베이스볼클래식'(2승2패·1라운드 탈락) 등이 대표적이다.
전략적으로도 중요했다.
이번 대회엔 12개국이 참여한다.
6개 팀씩 2개 조로 나뉘어 풀리그 예선을 치른 뒤 각 조 상위 두 팀만이 일본 도쿄에서 진행되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한국은 WBSC 랭킹 6위로, 일본(1위) 대만(공동 2위) 쿠바(9위) 도미니카공화국(12위) 호주(15위) 등과 함께 B조로 분류됐다.
1차 목표는 4강 진출이다.
객관적 전력만 보자면 일본이 다소 앞서 있다.
한국은 일본에게 패하더라도 남은 경기 전승으로 2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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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이 밝았던 것만은 아니다.
특히 선발투수 쪽에 물음표가 붙어 있었다.
원태인(삼성), 문동주(한화) 등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이 선발진 구성을 놓고 고심을 거듭한 배경이다.
선택은 고영표였다.
오른손 사이드암 유형으로, 희소성이 있다.
대만 타자 입장에선 낯설 수 있다고 봤다.
주 무기는 예리한 체인지업. 경기 초반 어느 정도만 버텨준다면 한국이 자랑하는 강한 불펜진을 가동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믿었던 카드가 통하지 않았다.
고영표가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6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시작은 괜찮았다.
1회 천제시엔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으나 실점 없이 막았다.
문제는 2회였다.
심판진의 스트라이존에 조금은 적응하지 못한 듯했다.
여기에 실투 두 개가 뼈아팠다.
2사 만루서 천천웨이에게 만루 홈런을 맞았다.
분위기가 요동쳤다.
급격히 흔들렸다.
후속타자 린리에게 2루타를 허용한 데 이어 천체시엔에겐 2점짜리 홈런을 맞았다.
순식간에 0-6으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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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망이도 무거웠다.
이날 한국은 장단 3개의 안타를 얻어내는 데 그쳤다.
전체적으로 출루 자체가 원활하지 않다 보니 득점 루트가 한정적이었다.
강백호(KT), 노시환(한화) 등이 빠지면서 파워히터들이 줄었다는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4번 자리에 윤동희를 기용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가동한 배경이다.
김도영이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도루 등을 기록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7회 대타로 나선 나승엽이 홈런을 쏘아올린 부분이 위안거리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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