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경정에는 입상을 좌우하는 요소 3개가 있다.
선수 기량, 배정받은 모터의 성능, 마지막으로 배정받은 코스가 있다.
그중에서 배정받은 코스를 살펴보자. 경정은 6명이 출전하는데 1번과 2번은 안쪽(인) 코스, 3번과 4번은 중간(센터) 코스, 5번과 6번은 바깥쪽(아웃) 코스다.
그런데 현재 경정은 ‘진입고정방식(코스 경합없이 배정된 코스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렇기에 1턴 마크에 가까운 1번과 2번이 초반에 선두를 꿰찰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물론 선수의 기량과 모터의 성능 차이에 따라 언제든지 바깥쪽 코스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코스별 입상 비율을 분석해 보면 바깥쪽 코스보다는 역시 안쪽 코스가 입상할 확률이 높다.
올해 2024년 코스별 입상 결과를 보더라도 모든 수치가 1코스의 우세를 가리킨다.
현재까지 총 1683회의 경주 중에서 1코스에서 1위를 한 경우가 632회로 38%에 달한다.
2코스는 381회 우승으로 23%, 3코스는 278회로 17%, 4코스 211회로 13%의 승률이다.
안쪽에 비해 중간 쪽의 승률이 눈에 띄게 낮은 것을 알 수 있으며, 바깥쪽은 더욱 낮아 5코스 127회 8%, 6코스는 54회로 3%에 그쳤다.
1코스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한다.
경정은 체력보다는 경기 감각이 매우 중요한 스포츠다.
그래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해온 선수는 연습량을 통한 기량 차이가 크다.
하지만 최근 신인급 선수들은 영종도에 있는 경정훈련원에서 기존 선배들보다 6개월 더 길게 훈련 과정을 거쳐 실전 경주에 출전한다.
그래서 신예 선수들도 1코스를 배정받았을 때 입상에 성공하는 경우가 예전보다 늘었다.
직전 회차인 5일 48회차 5경주의 경우를 봐도, 신인급 선수인 김채현(15기, B2)은 1코스의 유리함을 살린 기습 작전으로 초반 선두를 달렸고, 막판에 반혜진(10기, A1)에게 밀리기는 했지만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오랜만에 입상했다.
이어진 8경주에서도 역시 가장 막내 기수인 17기 박지윤이 1코스의 이점을 살린 절묘한 인빠지기 전법을 선보이며 선배들과의 혼합 편성에서 첫 우승을 거뒀다.
1코스가 유리한 이유는 모터에도 있다.
지난 5월 29일 경정에 신규 모터가 투입되며 선수들은 새 모터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모터 성능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기에 중간, 바깥쪽 코스 선수들의 과감한 전개 시도가 줄었다.
그래서 안쪽 코스의 선수들이 입상할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상지 쾌속정의 임병준 팀장은 “같은 조건이라면 1코스가 입상권 진입에 높은 확률을 나타내는 것을 수치상으로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만큼, 인지도가 부족한 하위급 선수라도 1코스에 성능 좋은 모터를 배정받는다면 충분히 이변을 낼 가능성이 있다.
또 올해는 인빠지기 전법에 능한 선수들이 1코스에 배정을 받는 경우, 후착은 2코스(208회 33%)와 3코스(146회 23%)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라고 조언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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