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김혜성(26·LA다저스)이 살아남았다.
스프링캠프에서 마이너리그 강등을 피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ML) 로스터에 남아 기회를 이어간다.
3일(한국시간) 다저스 구단은 스프링캠프에서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할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다저스가 마이너로 보낸 8명의 선수 중에는 2024시즌 유망주 랭킹 47위에 오른 호수에 데폴라와 전미 9위로 평가된 자이어 호프 등 굵직한 이름이 포함되어 있었다.
김혜성의 이름은 없었다.
이는 김혜성이 남은 2주 동안 최종 관문을 통과할 기회를 얻었음을 의미한다.

김혜성은 지난 1월 LA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약 183억원)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에 도전했다.
그러나 그의 계약에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다.
강등에 대한 거부방법이 없는 김혜성에게 이번 기회는 의미가 크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지난 인터뷰에서 “김혜성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지만, 마이너리그 시작 가능성도 시사해왔다.
그런 상황에서 김혜성의 생존은 다저스가 그에게 아직 ‘포기할 수 없는 카드’로 기대한다는 것.

그러나 김혜성의 ‘생존’이 곧 ‘성공’은 아니다.
김혜성은 스프링캠프 8경기에서 17타수 2안타, 타율 0.118로 부진하다.
홈런 하나를 제외하고는 내세울 게 없다.
수비 포지션에서도 유격수, 2루수, 중견수를 오가며 멀티 포지션 소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존재감은 없다.
다저스는 오는 18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시카고 컵스와 ‘도쿄 시리즈’로 2025시즌을 시작한다.
시범경기 8경기와 15일 요미우리 자이언츠, 16일 한신 타이거스와의 연습경기가 김혜성에게는 ‘데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다저스의 내부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주전 2루수 경쟁에서 키케 에르난데스, 미구엘 로하스가 강력한 후보로 자리하고 있으며, 슈퍼 유틸리티 경쟁에서는 크리스 테일러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데이비드 보티까지 타율 0.471, 1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김혜성의 가장 큰 강점은 ‘슈퍼 유틸리티’라는 점이다.
유격수와 2루수, 중견수를 소화 가능한 멀티 포지션 능력은 다저스가 그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다만, 이 카드가 유효하려면 타격 부진을 극복해야 한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타격 폼의 완성도가 30% 정도에 불과하다”며 “김혜성은 여전히 적응 중”이라고 평가했다.
김혜성은 남은 2주 동안 타율을 2할대 중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멀티 포지션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줘야, 정규시즌 로스터 진입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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