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 뒷심'의 두산, 악재에도 4위를 차지하는 이유

두산 선수들이 지난달 12일 잠실 LG 전에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두산의 저력이 느껴진다.
두산은 14일 현재 64승 59패 5무로 4위에 올랐다.
파죽지세로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렸던 9월보다 페이스는 다소 정체됐다.
타선도 지난달보다 침체됐다.
설상가상으로 5번 타자 1루수 양석환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6홈런을 때려낸 중심 타자 부재로 분위기가 침체될 수 있지만, 두산은 응집력을 발휘하며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특히 타선은 클러치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점수를 뽑아냈고, 불펜진은 철벽투를 펼쳐 승리를 지켜냈다.
두산이 순위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이유다.
기록이 증명한다.
본격적으로 연승 모드에 들어갔던 9월 5일부터 24일까지 두산 팀 타율은 0.305에 육박했다.
타선의 힘을 앞세운 두산은 이 기간 6연승,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다소 페이스가 떨어졌다.
9월 25일부터 10월 13일까지 두산은 타율 0.244에 불과하다.
40타석을 소화한 선수 중 3할을 넘는 타자는 박건우(0.302)가 유일하다.
그러나 클러치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기간 두산 타선은 득점권 타율 0.310을 기록했다.

두산 최용제. 연합뉴스

특히 경기 후반 집중력이 돋보인다.
지난 13일 잠실 KT 전에서도 그랬다.
상대 선발 배제성에게 경기 내내 고전했지만, 1-3으로 뒤지던 6회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사 2,3루 때 대타 최용제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 균형을 맞췄고, 7회 조수행의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8회에는 쐐기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쟁취했다.
12일 경기 역시 마찬가지다.
7회 KT가 자랑하는 철벽 불펜진을 상대로 3점을 뺏어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10경기에서 두산은 6승 4패를 거뒀는데, 이중 역전승만 다섯 차례에 달한다.
불펜진도 뒷문을 걸어잠그며 두산의 리드를 지켜냈다.
단연 돋보이는 건 홍건희와 김강률이다.
홍건희는 150㎞를 상회하는 빠른 공을 앞세워, 상대 타선을 봉쇄한다.
김강률 역시 핀포인트 제구력은 없지만, 위력적인 구위로 승부를 건다.
KT 전에서 세이브 2개를 올리며, 생애 첫 2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김태형 감독도 “나이는 많지만, 마무리 경험은 많지 않다.
그래도 자기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실상 3위 LG를 따라 잡기는 어렵다.
16경기만에 4.5경기를 뒤집는 건 확률상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5위 키움에 2경기차 내외로 쫓기고 있어, 4위 자리를 지켜는 걸 목표로 삼는 게 현실적이다.
사령탑도 “위에를 바라보기 보단, 아래가 더 신경쓰인다.
남은 경기 목표를 세우기 보단,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며 4위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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