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초 무적 투수로 돌아온 정우영, 머릿속에 이미 겨울 훈련 한가득[SS스타]

LG 정우영이 30일 잠실 NC전에서 호투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겨울에는 싹 바꿀 겁니다.
”
다시 과제가 생겼다.
그리고 늘 그랬듯 겨울 맹훈련으로 과제를 해결할 것을 다짐했다.
시즌 초반 무적 모드로 돌아온 LG 필승조 정우영(23)이 현재 구위에 만족하면서도 단점으로 지적받는 슬라이드 스텝을 보완할 것을 약속했다.
정우영은 30일 잠실 NC전 7회초 2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섰다.
강타자 박건우를 상대했고 강력한 투심 패스트볼로 박건우를 삼진 처리했다.
이후 8회초 양의지를 투수 땅볼, 손아섭도 투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LG는 2-1로 승리했고 정우영은 시즌 34홀드로 사실상 홀드왕을 확정지었다.
두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날 경기였다.

첫 번째는 구위와 커맨드다.
정우영은 지난 20일 광주 KIA전부터 절정의 투심 패스트볼을 핀포인트로 넣고 있다.
좌우를 완벽히 활용하며 타자들을 궁지로 몰아넣는다.
경기 후 정우영은 “확실히 시즌 초반 좋았을 때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여름에 안 좋았을 때 나는 몰랐는데 몸이 적응을 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벌크업 후 처음으로 여름을 보냈고 나도 모르게 구위와 제구가 흔들렸다.
이제는 시즌 초반처럼 내가 원하는 대로 공이 간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좌타자 상대다.
최근 LG 류지현 감독과 경헌호 투수코치는 정우영이 상대적으로 애를 먹는 좌타자가 나오면 정우영을 내리고 좌투수를 올렸다.
하지만 이날은 양의지 다음 손아섭이 타석에 들어섰음에도 정우영을 교체하지 않았다.

정우영은 손아섭에게 첫 공 3개를 볼로 던졌다.
하지만 이후 포수 유강남이 타깃을 재설정하며 안정을 찾았다.
유강남은 정우영의 투심 궤적을 고려해 손아섭 몸쪽으로 미트를 들었고 정우영의 투심은 유강남이 계산한 그대로 궤적을 그리며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걸쳤다.
이 상황을 두고 정우영은 “먼저 나도 깜짝 놀랐다.
당연히 바뀔 줄 알고 더그아웃을 바라봤는데 계속 안 나오시더라”며 “이후 강남이형 리드 덕분에 좌타자도 잡을 수 있었다.
사실 나도 내 투심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실히 가늠이 안 된다.
강남이형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강남이형이 깊게 몸쪽으로 타깃을 잡아주면서 이후 공이 다시 잘 들어갔다”고 미소지었다.
구위를 되찾았고 좌타자도 잡았다.
더불어 홀드왕도 사실상 확정지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여러모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정우영은 “홀드왕이 됐다는 게 당장 와닿지는 않는다.
너무 빨리 확정이 된 것 같다.
홀드 기록은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우리 투수 선배님들이 도와주신 게 굉장히 많다”며 “2019년 신인왕을 받을 때는 혼자 갔는데 이번에는 다승왕, 구원왕을 차지하는 동료들과 함께 갈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덧붙여 정우영은 이날 2위 확보로 입단 후 처음으로 여유있게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게 된 데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에는 포스트시즌이 너무 빨리 다가온다는 느낌이 있었다.
와일드카드 혹은 준플레이오프부터 했는데 타자들과 투수들 모두 좀 지친 상태를 회복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모든 팀이 마찬가지지만 그래서 1위 혹은 2위를 해야하는 것 같다.
지난 3년과는 다른 포스트시즌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정우영은 슬라이드 스텝에 대한 질문에 일찍이 비시즌 목표를 설정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겨울에는 싹 바꾸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일단 현재는 구위에 자신이 있다.
주자가 2루에 있어도 땅볼을 유도해 점수를 내주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다음 시즌에는 달라질 것이다.
확고한 단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한 단계 더 올라가려면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KT 엄상백 형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
나와 상백이형이 비슷한 부분이 많다.
김용일 코치님도 그 얘기를 하셨다.
짧게 던지면 힘 전달이 안 될 것 같았는데 상백이형은 짧게 하면서 강한 공을 던진다.
김용일 코치님이 겨울에 해보자고 하셨다.
겨울에 준비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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