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루이스 엔리케 파리생제르맹(PSG) 감독은 이강인에 관한 파악이 전혀 안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20일(한국시간) 프랑스 툴루즈의 툴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툴르즈와의 2023~2024 프랑스 리그1 2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6분까지 51분을 소화했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외로운 51분이었다.
이강인은 왼쪽 윙포워드로 출전했는데 공을 자주 만지지 못했다.
선발 출전하고도 볼 터치 횟수가 27회에 불과했다.
포메이션 상 이강인이 활약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PSG는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는데 레프트백인 뤼카 에르난데스는 공격에 거의 가담하지 않았다.
오른쪽의 아슈라프 하키미가 상대 수비 진영 깊숙한 위치까지 침투하는 것과 달리 에르난데스는 스리백의 왼쪽 센터백처럼 활동 반경이 넓지 않았다.
홀로 사이드 구석에 자리한 이강인이 볼을 자주 얻긴 어려운 환경이었다.
가뜩이나 원래 센터백 출신이라 공격력이 좋지 않은 에르난데스인데 위치까지 좋지 않았다.
게다가 이강인과 공을 자주 주고받아야 하는 왼쪽 미드필더 파비안 루이스의 플레이도 아쉬웠다.
에르난데스와의 거리가 먼 상황에서 이강인은 루이스와 호흡을 맞춰야 했는데, 프리시즌에 함께한 시간이 부족해서인지 제대로 된 콤비 플레이를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루이스의 패스가 이강인이 받기 어려운 위치로 계속 향하면서 공격 기회가 무산되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호흡이 맞지 않아 루이스는 이강인에게 패스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이강인은 후반 6분 만에 킬리안 음바페와 교체돼 벤치로 향했다.
지난 개막전에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2라운드에는 아쉬움을 남긴 채 퇴장했다.
이강인은 지난 라운드에서 오른쪽에 자리할 때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
왼발잡이인 이강인은 오른쪽에서 안쪽으로 이동하며 공을 운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하지만 오른쪽에서는 활동 반경이 제한된다.
사이드에서 크로스를 올리거나 중앙으로 패스를 하는 게 전부다.
이강인의 특성과 장단점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활용으로 보인다.
엔리케 감독은 후반 교체 카드를 쓰면서 오른발잡이인 음바페를 왼쪽에, 왼발잡이인 우스만 뎀벨레는 오른쪽에 배치했다.
흔히 말하는 반대발 윙어 형태로 활용했다.
일관성이 떨어지는 배치다.
심지어 이강인이 빠진 뒤 하키미는 왼쪽으로 이동해 음바페와 호흡을 맞췄다.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실제로 두 선수는 폭발적인 공격의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렇다고 PSG의 공격력이 대단히 개선된 것도 아니었다.
음바페와 뎀벨레는 개인 기량으로 번뜩이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득점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만들지 못했다.
후반 17분 음바페가 자신이 직접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게 가장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그 외 상황에서는 기대 를 충족시키는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심지어 PSG는 후반 43분 동점을 허용하며 1-1 무승부에 머물렀다.
음바페와 뎀벨레의 가세로 이강인은 윙어가 아닌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한다는 보도가 주중 프랑스 현지에서 이어졌다.
압도적인 스피드와 폭발력을 자랑하는 두 윙어가 있는 이상 이강인이 출전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다.
포지션 이동은 오히려 이강인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
관건은 다음 경기 라인업이다.
음바페는 거취 문제로 프리시즌 투어에 불참했다.
뎀벨레도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날 경기 선발 출전은 무리였다.
하지만 3라운드부터는 두 선수의 선발 출전이 충분히 가능해진다.
그럴 경우 이강인은 미드필더로 출전이 가능해진다.
이강인은 공을 소유하고 동료에게 연결하는 패스 능력이 워낙 탁월해 미드필더로 나서면 음바페, 뎀벨레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이다.
결국 엔리케 감독의 선택이 중요하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의 활용법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이강인의 PSG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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