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 기자] “손쉽게 찾을 수 있고, 마음도 평온해집니다.
”
어느 불자가 전북 남원시에 있는 실상사(實相寺)를 찾은 후 고백하듯이 한 말이다.
실상사는 신라 흥덕왕 3년(828)에 세워진 천년고찰이다.
다른 사찰과 달리 깊은 숲속에 있지 않고 평지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다.
실상사는 지리산과 덕유산이 에워싸고 있어 안정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실상사의 주인공은 스님과 불자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서 경전을 공부하러 온 유학생들이다.
매일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여느 사찰과 달라 덩달아 불심에 빠져든다.
긴 역사답게 수많은 유적과 문화재가 반긴다.
특히 철불인 철조 여래좌상은 대한민국 보물 41호로 실상사에서 가장 유명하다.
실상사는 예부터 호국사찰로 유명했다.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을 거쳐 멀리 일본의 후지산까지 이어진다.
철조 여래좌상은 일본으로 향하는 기운을 막기 위해 세워졌다.
이곳에 절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정기가 일본으로 빠져나간다는 풍수지리설에 따라 절을 세웠다고 전한다.
그런 연유로 ‘일본이 흥하면 실상사가 망하고 일본이 망하면 실상사가 흥한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실제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정부가 철불의 손발을 자르기도 했다.
철조 여래좌상 외에도 실상사는 통일신라시대 작품인 높이 약 5m의 백장암 3층 석탑(국보 10호)과 보물 11여 점을 포함하여 단일 사찰로는 가장 많은 17점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진입로는 논 가운데 있고, 절은 산속이 아닌 들판에, 수목에 둘러싸여 있다.
절 입구에서 반달 모양의 돌다리인 해탈교를 지나면 보이는 돌장승이 인상적이다.
2000년대 이후, 실상사는 템플스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전 세계 각지에서 온 불심 가득한 불자들이다.
아기가 어머니의 배속에서 평온함을 느끼는 것처럼 지리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 실상사다.
도시의 때를 벗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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