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 왔습니다.
하루종일 누워있었다고 합니다.
거의 안 움직이고...
ㅠㅠ 불쌍해서 어떡해요.
이대로 죽는다면 집에서 보내주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저대로 병원에서 죽는다면 그 마지막이 얼마나 쓸쓸하고
슬플까요.
ㅠㅠㅠㅠ
담요는 집에서 가져온 거라 어제 집에 가져왔습니다.
삐삐 체취와 오줌 냄새. 그리고 약을 몸에서 못 받아들이고
배출한 건지 약냄새가 났습니다. 차마 못 빨고 그대로 뒀네요.
체온도 먹는 것도 탈수도 그대로라서
데려와야 되나 고민하고 방문했습니다.
산소공급 중이라 문은 못 열고 지켜만 보는데
똑똑 치고 부르니까 쳐다보고 귀 쫑긋 하네요.
어제는 불러도 대답 없었고 만지니 쳐다봤는데요.
쳐다봤고... 담요 갈아주면서 안아봤습니다.ㅜㅜ
안고 있으니 귀찮은지 야옹야옹 했습니다. ㅠㅠ
체중은 어제와 큰 차이가 없답니다.
체온 탈수 자발적인 섭식이 안 되는 거죠.
그런데 오늘 밥 먹이는데 입원하고 처음으로
억지로 먹인 게 아니라
혓바닥 내밀고 한 번 핥아먹었다고 합니다.
왼쪽 눈도 이제 좀 떴어요. 그리고 오른쪽 눈도
크게 뜬 적이 있었는데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물론 눈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만...)
혈관이 막혀서 주사 위치를 오른발로 바꾸었습니다.
체온 유지라는 게 몸의 열량을 태워서 유지하는 것이라는데
ㅠㅠ 체온 유지 섭식 탈수 이 3가지만 개선되면 되는데요 ㅠㅠ
진료 멈추고 데려갈 생각으로 왔는데...
또 실날 같은 희망에 하루 치료를 더 맡기네요.
어찌나 눈물나던지 ㅠㅠ
어제보다는 좀 더 낫지만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라고
본인도 꼭 살리고 싶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살게만 된다면 후유증은 없을 거랍니다.
진료비는 또 25만원이 나왔습니다...ㅠㅠ
정확히 88분이 85만원 지원해주셨습니다.
4일간 병원비는 100만원... 여러분들이 아니었다면
포기했을지도 모르는데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픈 길고양이 한 마리 데려다가 무슨 미친 짓을
하냐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도 제가 이해가 안 갑니다.
저는 반려동물을 집에서 잠깐 임시보호하면서 길렀던 것 말고 길러본 적도 없고 그래서 기를 생각도 없었습니다.
강제로 집사로 간택되고 키우고 정이 들고 보니
반려동물을 자기만족으로
기르고 싶은 게 아니라, 다만 먼저 저를 찾아온 삐삐라서
정이 들어서 어떻게든 살리고 싶은 겁니다.
생명의 가치를 품종이나 돈의 원리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품종을 떠나 어떻게든 살리고 싶습니다.
저희가 키우지 않아도 됩니다. 누군가 제발 살게만 해주신다면
평생 삐삐 보지 못해도 됩니다. ㅠㅠ
입금 내역은 캡쳐를 다 했습니다. 돌려드려야 할 일이
생길지 몰라서 성함과 보내주신 입금자명은 다 지우고
내역만 올립니다. 토스 캡쳐했구요. 맨 아래
보시면 11만부터 96만까지 올라왔습니다. 중간에 출금된
내역은 없으므로 하나씩 보시면 됩니다.
데려올 생각으로 모금을 중단했지만 치료가 또 이어지네요.
저희가 떠나기 전까지 야옹야옹 소리는 안 나지만 소리 내려고 노력하고 쳐다보고... 눈을 계속 마주쳤어요... 면회 시간이 끝나가지만, 저희가 가는 모습을 삐삐가 보지 않도록 삐삐가 혼자 눈을 감을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밤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니 삐삐도 버림받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아요. ㅜㅜㅜㅜㅜ
네 감사합니다. 아니면 치료 관둘 것처럼 밀당을 해야할지... 첫날 저희가 막 울고 있으니 원장님은 웃더군요. 만난지 며칠밖에 안 됐는데 그런다고...반면에 다른 젊은 페이닥터분은 퇴근 시간도 늦추고 상태 설명해주고 면회도 한 번만 되는데 한 번 더 할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놀랐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도와주실 줄은... 삐삐에게도 말했어요. 알아들을진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고 있다구요. 삐삐는 발만져도 가만 있고 발톱 잘라도 가만 있고, 하악질도 거의 않고... 사람 다리 위에 올라오는 걸 좋아해요. 누군가에게 버림 받은 유기묘 같은데 꼭 살아서 좋은 세상 봤으면 좋겠습니다.
막 면회왔을 때 이때 불렀어요.
그랬더니 쳐다 봅니다. 오늘은 ㅠㅠ
담요 갈아주면서 만지기...
삐삐는 만져주면 좋아서 눈을 감아요. 먼저 다가와서 만져달라고 비비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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