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글 올렸었는데

음.. 사실 글 올리고 그 이후에도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이 오락가락 했습니다.

마음같아선 얼른 데려다가 고쳐주고 싶은데 결국 저도 속물인지라 돈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지금 키우고 있는 녀석도 어릴때 피부병 앓고 있는거 오며가며 치료해주다가 키우게 된거라

병원비가 어느정도 나가는지 대강 알고는 있거든요 

그래서 데려가려고 마음을 먹었다가도 어느순간 멈칫하곤 했습니다.

처음 다쳤을땐 다리쪽은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고 머리쪽에서 피를 흘리고 있어서 그쪽만 신경쓰고 약발라주고 했는데

어느순간 걸음걸이가 이상하고 사료를 줘도 조금만 먹고서 자꾸 따라다니면서 우는소리를 내고

그전처럼 주기적으로 찾아오지도 않았어요 지난 주말쯤에는 다리가 부어오른게 눈에 확 띄기 시작했고

주 초에는 위 사진처럼 부어오르다 못해 앞다리가 뒤틀리기 시작했습니다.

어제는 아예 왼쪽 앞발을 딛질 못하고 앉아서 저 기다리고 있는거 보고는 그냥 박스 하나 주워다가 붙잡아서 

병원에 끌고 갔습니다. 물론 가는길에 박스는 다 터치고 차 시트는 난장판이 됐지만 그나마 고마운건 그 와중에도

저를 할퀴거나 덤비진 않더라구요 아마 태어나서 갇혀있어본게 처음이라 많이 놀랐던거 같습니다.

차에서 내려서 안고서 얼마전 새로 신축한 건물에 있는 첫번째 병원에 갔는데 길고양이는 진료하지 않는다고 거부했고

두번째 병원은 대충 쓱 훑어보더니 여기는 강아지만 진료한다고 하셔서 그냥 나왔습니다. 

고민하다가 차에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고 전화했더니 오라고 하는 병원이 있어서 그리로 데려갔고

다행스럽게도 잘 진료받고 잘 수술 받았습니다. 엑스레이 검사 결과 뼈에는 아무 이상이 없고

싸우면서 물린 상처에서 염증이 생겼는데 다리 전체에 고름이 차올라서 한 3일만 더 늦었어도

괴사상태로 넘어갈 수 있었다고 얘기 들었습니다. 입원은 4일정도 해야한다고 하구요

그 얘기 들으니까 괜히 더 미안해지더라구요 내가 돈때문에 고민을 하는동안 얜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었어요

퇴원을 시켜도 통원치료 서너번 더 오라고 하시던데 이녀석 이번에 너무 크게 데여서 앞으로 저한테 잡히진 않을거같습니다.

워낙 영악한 녀석이라..  뭐 잡히진 않아도 좋고 절 미워해도 좋으니 며칠 후에 퇴원하면 다시 전처럼 건강해져서

저렇게 꼬질꼬질하지 않게 전처럼 털관리도 잘하고 사료도 그전만큼 많이 먹었으면 좋겠어요

10키로짜리를 3포 사놨는데 점마말고 딴놈들은 많이 먹지도 않거든요

한편으로 조금 마음이 놓이는게 내일부터 많이 춥다는데 이번겨울 한번도 따뜻하게 잠들지 못했을 저녀석

이참에 몸 따뜻하게 녹이고 잠 푹자고 다시 돌아와서 친구들, 새끼들이랑 전처럼 장난도 치고 투닥투닥 다툼도 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아니면 하소연 할 공간도 없어서 쓸데없이 밤늦게 끄적여봤습니다.

날 추워진다는데 건강들 유의하시고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다 나으면

이쁜사진 찍어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