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1년이 넘었습니다.

21년 1월에 헤어졌으니 1년 반도 넘었네요.

보고싶고,,,,그립고,,,,그런 마음이 아니고, 

분하고 억울해서 잊고 싶은데 잊혀지지가 않는 것 같아요...

정성을 다해서 그런걸까요? 아니면 바람난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이 들려서 그런걸까요?

그러고보면 시작은 로맨스였는데 결말은 스릴러였네요.

해외에서 알게 되어 연인으로 발전했고, 

한국에서 취업을 못하고 졸업하고 번번히 서류 탈락하고 자존감 떨어져하는 여친 모습이 안타까워

직원 추천 전형으로 회사에 입사 시켰고,

저는 현장 소속이였으나, 현장이 여자가 근무하기엔 와일드하고...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걸 알기에

현장 중간관리자였던 선배에게 부탁을 해

힘들게 본사 내근직으로 발령되게 했었습니다.

저 또한 교육 받는 중에도 계속 성적을 상위권으로 유지해야 본사 직원으로 갈 수 있다고 얘길 해줘서

본인이 열심히 한 것도 있었구요.

입사 이후에는 매일 매일 출근을 시켰고, 여건이 되면 퇴근도 늘 함께했습니다.

현장 사무실과 본사는 왕복 1시간 거리, 15분이면 출근할 수 있는 길을 매일 돌아갔었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사내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커플이 되었고,

결혼을 생각했기에 비밀연애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입사전부터 만나 5년을 만났고, 양가 집안에서도 당연히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저 또한 전 여친이 직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결혼하자고 할 생각이였습니다.

주변에서는 제 나이가 어리지 않다고 서두르라고 했지만 전 여친은 아직 사회 초년생이였고, 

제 입장에서는 더 많은 경험을 하기를 원했던 거죠.

그러다가 저를 좋게 봐주셨는지 저 또한 본사 직원으로 스카웃 제의가 왔고,

연봉 삭감을 감수하고라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었고, 출퇴근에 힘들어하는 전 여친을 생각해서 본사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본사 발령 후, 3개월 만에 출근길 아침 회사 지하주차장에서

갑작스럽게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하더군요.

시간을 갖자고 한 이유는 전 여친과 사귀기 전, 호감을 갖고 만나던 시기에 

여기저기 고백을 좀 많이 받아서 연락오는 친구들이 많았고, 이게 초반 연애시에 다툼의 이유였습니다.

또한 그 전 여친도 계속 연락이 왔었는데, 그게 잊혀지지가 않는 답니다.

알았다고 하고, 한달 여의 시간을 갖으면서도 또 출퇴근은 같이 하고, 연락도 하고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여친의 입사 동기이자 제 후배이기도 한 남자후배가

할 얘기가 있다는 겁니다.

흡연장소에서 저에게 전 여친을 만나고 있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이상하게 화도 나지 않고,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 짐작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한바탕 회사가 난리가 났습니다.

본사와 현장에는 소문이 이미 퍼질대로 퍼졌고, 

바람의 이유는 제가 폭력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하고 다녔더군요.

본인들은 피해자이며, 제가 가해자라구요.

변명할 가치도 못 느꼈고,

제 주변 분들은 헛소문임을 알고 있었기에 침묵으로 대처했습니다.

그렇게 1년 간, 폐인처럼 지낸 것 같습니다.

매일 술담배에...두달 만에 15kg 넘게 빠지고,

부끄러운 얘기지만 업무도 하는 둥 마는 둥

올해 초부터 정신 차리고 다시 살고 있는데...

가장 힘든 건...가만 있어도 들리는 그들의 소식과

매일 매일 마주치는 것 이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번 달 초에 퇴사해버렸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다시 살기 위해서는 일단 눈에 안 보이고 귀에 안들려야 할 것 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요.

그들은 절대 그만둘 생각이 없는 것 같더라구요..

다만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보고 싶고 그리운 것이 아니라

가끔 너무 화가나고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제 어머니께서는 좋지 못한 가정 환경과 풍족하지 못한 재산때문에 헤어진 것이라고 미안하다고

본가에 찾아갈때마다 눈물 흘리시네요...

어떻게 잊어야 할까요...아직도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