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이 잊혀질거 같지 않습니다.78

나는 어릴때 내가 혼자 인지 알았다. 어렴풋이 기억나기 시작하는건 국민학교 1학년 입학때다. 할머니 손을 잡고 갔다.

1학년이 끝나고 갑자기 2학년이 되었다. 이사를 가야 한단다. 아빠엄마한테 간다고 한다. 좋았다.

누나가 있었다. 누나도 좋았다. 우리 누나라니. 근데 이름 앞글자가 달랐다. 이부형제 였다. 누나 아버지는 엄마가 아버지를 만나기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리고 작은누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고아원에 보냈었다고 한다. 혼자 키울수 없어서.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다. 남매들이 더있다고 한다. 좋았다. 방학 때 가끔 얼굴을 보았다. 나이차이가 많이 났었다.

성인이 되고 군대도 다녀오고 다 잘살았다. 크게 트러블이 없었다.

나도 결혼을 했고 자녀들도 생겼다. 아이들이 이쁘다. 가끔 엄마집에 갈때 엄마가 행복해보인다. 좋아 보인다.

형제들은 계모임을 하기 시작하였고, 맛있는거 먹고 놀러 다니고 잘지내고 있었다. 내 나이 40이 다되어 간다. 알게된 뒤로 약 30년이 지났다. 나에겐 남매들이 있다. 가족들이 있다.

24년 2월 첫째주. 집사람이 얘기를 한다. 

집사람 - 큰형님이 엄마한테 왜 본인 버렸냐고 막 소리쳤대.

나 - ? 

일단 넘어갔다. 그래 마음에 상처겠지. 그럴수 있다. 이해가 간다.

2024.02.09. 엄마 집에 갔다. 남자형제들만 모였고, 엄마가 냉장고 고장나서 한번 수리했다고 집사람이 얘기한다.

냉장고 안을 보니 모델명이 있고, 15년이 되었다. 보내줄때 되었다.

음식을 하면서 형들에게 물었다. 엄마 냉장고 곗돈으로 하는게 어떻겠냐? 흔쾌히 동의 했다.

2024.02.10. 오전 형수가 왔다. 형수에게도 의견을 물었다. 동의 한다고 한다.

당일 저녁. 누나들이 왔다. 조카도 왔다. 집에는 애들이 바글바글하고. 웃으면서 애들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큰소리가 들린다. 집사람이 나가보라고 한다.

큰누나와 형수가 티격태격 거리고 있었다. 형수가 냉장고 얘기를 꺼낸듯 하다. 

그거에 큰누나는 뭔가 기분이 나빴나보다. 엄청나게 공격적으로 얘기를 한다. 뭔가 안좋은 일이 일어날거 같다.

나 - 냉장고 내가 얘기 꺼낸거다. 그걸 형수가 먼저 얘기한거고. 크게 나쁜것도 아니고 각출해서 추가로 지출생기는거보다 모아놓은 걸로 가능하면 정리하는게 좋지 않겠냐. 다른집은 이것보다 더 안좋은 얘기로 티격태격하고 하는데 우리는 사소한거니까 너무 그렇게 화내지말자.

큰누나 - 다른 집이랑 우리랑 다르지.

나 - 뭐가 다른데?

큰누나 - 다르지

나 - 아니 그러니까 뭐가 다르냐고

큰누나 - 니랑 우리랑 성이 다르지

나 - ?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집에 더 있다가는 뭔가 더 분란이 일어날거 같았고, 큰소리로 집사람한테 짐챙기라하고 애들한테도 집에 가자고 했다.

집사람 - 어떻게 저 사람 가장 아픈 부분을 그렇게 도려내서 얘기하세요?(울고 있었다...)

작은누나는 와서 그런거 아니다 라고 하면서 설득하기 시작했고, 나는 짐을 챙겨서 혼자 나왔다.

집사람한테 차가져올테니 애들 데리고 나오라고 했다.

차를 가져와서 가자고 얘기하니 형들도 따라나온다. 

둘째형 - 누가 뭐라고 해도 넌 귀여운 내 동생이다. 쓸때 없는 생각하지마라.

그 말을 뒤로 하고 , 운전대를 잡고 5m도 못가서 목놓아 울었다. 집사람도 울었다.

집에 와서 엄마한테 카톡을 보냈다. 미안하다고.

그 이후 시간이 지났는데 어느센가 마음 한켠에 '저 사람들하고 난 다른 사람이구나' 하는 마음과 벽이 생겨버렸습니다.

냉장고 건은 제가 그냥 일시불로 사서 주문넣어버렸어요. 엄마한테도 뭔가 안되거나 힘든거 있으면 저한테 얘기하라하고요.

그 일 이후로 지금 현재 술을 입에도 안대고 있습니다. 감정이 올라올까봐요.

집사람은 사람이 이상해지니 계속 그 생각하지마라고, 진심이 아니였을꺼라고 하는데.. 저는 그런 생각이 안들더군요.

제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어떻게 해야 맞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