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에 있는 사범대를 졸업하고 임용 패스후 4년차고요.

하나 있는 동생은 대학을 안갔습니다. 장사를 하겠다고 대학 갈 필요가 없다면서요. 

생각해보면 경제적으로는 큰 부족함 없이 살았습니다. 

재혼 가정이라 초중고 시절을 할머니 손에서 보내긴 했지만요..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다 경제력이 있어서.. 경제적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근데 옛날에도, 지금도 답답한건... 

어머니나 아버지가 공부나 사무(학교 업무)의 어려움을 전혀 이해 못합니다. 

어릴 때 부터 그랬어요.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치열하게 경쟁해서 대학에 갔는데..

성적이 떨어지면 의지가 약해서 그런거다, 공부하는게 제일 쉽다, 공부만큼 쉬운게 어딨냐, 장사를 해봐라 더 힘들다.. 

임용 준비할 때도.. 거실에서 티비소리에.. 손님 소리에...

이런걸 제가 예민해하면 전혀 이해를 못하셨습니다. 

고등학생 때 들었던 말 또 반복.

니가 공부에 집중을 하면 밖에 소리가 들릴 리가 없는데 집중을 안해서 그렇다.

가족 식사 모음이 안간다고 하면.. 밥을 먹어야 공부를 하지, 놀기도해야 공부가 더 잘된다. 

임용 일주일 앞두고도 어머니 가게 위생교육 좀 알아봐라... 뭐 알아봐라.. 

공부에 집중하느라 다른데 신경쓸 여력이 없다고하면..  

그 간단한걸 왜 못하냐. 공부하다가 쉴 시간에 그런거 하면 휴식도 되고 그것도 하고 좋지 않냐.. 

신규로 발령받고 4년차인 지금까지도.. 늘 당신들이 하는 장사나 사업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고..

제가 하는 일은 에어컨 쐬면서 아이들 가르치는 가장 쉬운 일이고...

그렇다고 부모님이 밉고 원망스러운건 아닙니다.

실제로 살아오면서 부족함 없이 해주신것도 맞고.. 할 수 있는건 해주셨어요.

3년 만난 여자친구가 있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OO이 장가가려면 기 죽으면 안된다고 최대한 해줘야한다고 새아버지랑 어머니 이야기도 자주 하시고... 

여자친구한테도 늘 백화점 데려가서 옷 사주시고, oo이랑 행복하게 살면 된다. 엄마, 아빠한테는 신경 안써도 된다. 

집도 걱정하지마라. 우리가 최대한 해줄거다. 니네만 잘 살면 바랄 것 없다..  하시고.. 

그래서 고맙고 늘 감사하죠. 항상 어머니 아버지한테 잘하려고 노력했고.. 

근데 그냥 한 번씩 숨이 턱턱 막혀요. 

오늘도 어디서 장학사 소리를 듣고 오셔서는 너도 장학사(전문직) 시험 준비해라.. 뭘 해라..

저 이제 더 이상 공부로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다. 

어머니 원하는 인서울 사범대 갔고, 임용 두 번만에 붙었고.. 더 이상 시험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 학교 업무도 많다.

수업도 주 22다. 일주일 수업하고, 남은 시간에 학교 업무 보다보면 진빠져서 주말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래도 이해를 못하세요. 

그럼 또 너는 정신이 빠졌다, 그런 정신으로 장사 했으면 바로 망했다, 그나마 공부해서 다행이다.

공부가 제일 쉽다. 자기 같으면 바짝 해서 뭘 하겠다. 휴.. 

그냥.. 부모님이 원망스럽다기보다는...

공부하는 어려움을 전혀 이해 못하시고.. 그냥 하면 된다. 제일 쉽다.. 이런 말씀 하시는게 답답하네요. 

누구한테도 말 못하고 넋두리 하고 싶었어요. 

물론 우리 부모님을 누구보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