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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거나 힘든일이 있으면, 트라우마처럼 어릴 때 가정에서 아버지에게 당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그럴 때마다 더더욱 힘들어 지고, 잡념이 꼬리를 물게 됩니다.
본인이 밖에서 회사에서, 어떤 일이 있었고 얼마나 힘들고 억울하고 화나는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집에 와서 초등학교 저학년, 채 12살도 안된, 그 조그마한 자기 자식 새끼을 앉혀 놓고
거의 풀스윙으로 귀싸대기를 후려 갈겨댔었는지...
도저히 이해도 안되고, 이해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유라도 뭐 큰 잘못이었다면 모를까,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숙제검사라고 교과서 뒤져보고 뭐 하나 걸려라 하면서 자식 책가방 뒤져서
꼬투리 잡아서 싸대기를 갈기고
이런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죠.
이런 게 아니면,
옷 벗겨서 몽둥이로 온몸을 여기저기 그냥 패대고
팬티만 입히곤 문 밖에 내보내고
좀 큰 뒤로는 주먹질이나 손지검할 때 손으로 막으니,
목 성대를 손가락을 꽉 눌러 목을 조르고...
하아...
어떻게 아버지라는 사람이 이럴 수가 있는지
참고 또 참고, 이해해보고 해보려 해도,
힘들었으니까 그랬겠지, 척박한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그랬겠지 싶어도
그런가보다 하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잊혀지지가 않네요.
내가 왜 그런 걸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지,
그래, 그냥 내가 자꾸 생각하면 이제와서... 나만 힘들어지는거니까
내가 편하려고 그냥 합리화해보자 해도, 쉽게 되지가 않습니다.
예전엔 학교에서도 체벌이 심했고,
그러니 뭐 다들 그러려니
다른집도 다 그런다 하지만,
이건 무슨...
그냥 내가 샌드백? 화풀이 대상이 된거 같은 느낌.
내가 정말 뭘 잘못을 했고, 그 잘못 때문에 혼나는거라면
약간은 납득이 되겠다만,
도저히 내 생각으로는 잘못이라고도 할 수 없는 것들로
자기 기분이 나쁘다고 그냥 화풀이 당한걸로 밖에 이해가 안됩니다.
2003년 스타리그 결승전을 재미있게 보는데, 아버지가 아무 말도 없이 TV채널을 뉴스로 돌려버리자,
아 내가 보고 있는데 왜 돌리냐, 뉴스 안 볼거면 다시 내가 보던거 보겠다 라고 말 했다고
옷벗겨서 그렇게 쳐 맞아야 할 잘못을 한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그냥 본인 기분이 나빠서, 아님 밖에서 안좋은 일이 있어서 패댄거라고밖에는 생각이 안됩니다.
술마시면 뭐 ...... 엄마 머리채를 잡아 끌고, 그릇 접시 집어 던지고
쌍욕에 그냥 뭐 가관이고요.
하아...
그 뒤로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미안했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단 한 번도요. 미안하다라는 말은 못하더라도, 괜찮냐라고 물어봄직도 한데 그런 말도 없었고요.
철저히 외면.
술마신 나와, 술 깬 나는 다른 사람이다. 이런 느낌이었을까요.
저도 커서 술도 먹고, 결혼한 친구들 애들도 보곤 하는데
그럴 때면 더더욱 이해가 안됩니다.
대체 왜 술을 먹고 와서 집에서 개판치고 욕질 하고 처자식을 패대는건지,
이렇게 작고 귀여운 애를, 그것도 지 새끼를 어떻게 그렇게 패댄건지.
크면 클수록 더더욱 이해가 안됩니다.
뭐 부모가 되면 부모마음을 안다?
아뇨, 제가 부모가 되어 자식을 낳는다 해도
술먹고, 지 기분 나쁘다고 어린 자식 귀싸대기 갈기고 목조르고 개패듯 패대는 건 이해가 안될겁니다.
오히려 더 화가 솟구칠 거 같네요.
제가 어리석었죠.
그때 빨리 이런 사람이구나 ~ 하고 손절을 치든,
아니면 빨리 내 살 길 찾아서 집을 나와, 어디 공장에라도 들어가든, 대학을 멀리가든 했어야 했는데
사업하다 다 말아먹은 흙수저 집안에
매번 엄마의 신세한탄, 남편욕, 시댁욕 들어주다보니
어떻게든 내가 그래도 부모님도 사이를 좋게 만들어 주고,
돈도 아껴야 겠다는 생각을 빌붙어서 험한꼴이나 더 보고
27살이나 되어서야, 뒤늦게 독립해 나왔습니다.
남들 다 입어보는 브랜드 옷이나 신발은 우리집 형편에 살수도 없고
사달라하면 괜히 힘들게 하는 거 같으니, 그냥 그런 욕구들은 다 거세 시켜버렸고요.
대학도 취직 잘된다는 집근처 시골 국립대, 장학금이랑 학자금대출 받아 다니고
이건 내 선택이었으니, 원망해도 날 원망해야겠지만
그때 내가 좀 더 용기가 있었고
내가 좀 더 현명했더라면 ... 하는 후회가 남네요.
제일 큰 후회는,
독립을 빨리 못한 것이네요.
빨리 부모를 반손절치고, 자기들끼리 욕하고 싸우고 때려 부수든 말든
대출독촉 받고 뭐 하든,
그냥 독하게 나는 내가 할 걸 찾아서 해야한다는 생각을 그떄 빨리 못하고
거기 붙어서 어떻게든 부모를 내가 원하는 생각대로 바꿔보려고 하는,
참으로 거만떠는 생각으로 빌붙어 늦게 독립한, 그게 제일 후회스럽네요.
아마 아빠만 있었다면 일찍 나왔을테지만
엄마가 하소연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니
차마 쉽게 나오진 못했던 것일텐데
어쩄든.... 이제와서 원인이나 잘잘못을 따질 것도 아니고
어릴 때 나를 때렸던 아버지에게 사과를 받고 싶은 것도 아니고
이제와서 받아본들, 그냥 별 감흥도 없을 거 같고...
이와중에 아버지가 암에 걸려 투병중이고
보험도 잘 안 되어 있고, 노후준비도 하나도 안 되어 있고...
돈은 돈대로 더 들어가고,
이따금 병원 동행을 같이 하다보면
항암주사 맞는 아버지의 야위어진 모습 보면 짠하다가도,
대화하다 보면, 속된말로 지X같은 성격에 욱해서 말해서 대화도 안통해서 스트레스 받으면
괜히 어릴때 트라우마가 떠오르고... 에휴, 어디 친구한테도 이런 얘기는 할 수도 없고,
진짜 너무 갑갑해서 주절주절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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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 *]
손절아직못했네
정신차리라 친구
뒤지면 찾아가
너살길 야무지게 찾아라 알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