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항생제\'도 안듣는 슈퍼박테리아 美서 첫 발견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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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지금까지 개발된 모든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발견되면서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월터 리드 육군의료센터 연구팀 등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생물학회(ASM)의 '항미생물제·화학요법'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서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49세 여성의 소변에서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CRE는 대장균(E.coli)의 변종으로 항생물질인 콜리스틴에 저항성을 가진 유전자 'mcr-1'을 보유하고 있어 '악몽 박테리아'(nightmare bacteria)라고도 불린다.

일반적인 항생제 여러개가 동시에 듣지 않는 박테리아를 다제내성균(MDR)이라고 한다. CRE는 3세대 항생제가 듣지 않는 경우 유용하게 사용되는 카바페넴에도 내성이 생긴 경우다. 콜리스틴은 환자의 신장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 '최후의 항생제' 중 하나이다.

보건당국은 특히 이번 mcr-1 유전자가 플라스미드(plasmid)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한다. 플라스미드는 세균 세포 내 염색체와 별개로 존재하며 독자 증식이 가능한 DNA로, 세균 간에 쉽게 공유될 수 있다. 즉 대장균에서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로 항생제 저항성이 옮겨갈 수 있다.

콜리스틴 저항성 유전자 mcr-1가 포함된 슈퍼박테리아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중국에서였다. 중국은 돼지사육 과정에서 질병 예방을 위해 콜리스틴을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후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 캐나다에서도 추가로 발견됐지만 미국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마스 프리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시급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항생제의 끝이 멀지 않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슈퍼박테리아의 치사율은 사례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50%까지 이를 수 있다.

프리던은 해당 여성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으며 슈퍼박테리아를 미국 내에서 보유하게 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더 많은 사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개로 미 농무부와 보건복지부는 미국 돼지 창자에서 콜리스틴 저항성 박테리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항생제저항행동센터의 랜스 프라이스 대표는 "우리는 곧 CRE 감염을 치료할 수 없는 세계에 접어들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 미국에 있는 돼지와 인간 체내에서도 슈퍼박테리아가 발견됐다"면서 지도부가 충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