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마티디아가 내린 결정은 사실 정통파 유대인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전통을 버린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억지같은 것입니다. 이들이 갖고 있는 유연성이 당시 유대교가 갖고 있던 경직성을 극복하는 데 정말 중요했겠지만 동시에 이들은 나중에 변질되게 되는 것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 마티디아의 다섯 아들 중 시몬, 유다, 요나단 세명은 유대인의 최고지도자가 되었고 그 중에 사실상의 왕이 둘 나옵니다. 이들은 모두 별명이 있는 것이 특징인데 각기 뜻이 있습니다. 카톨릭 성경의 마카베오 상권 2장에서는 요한 가띠, 시몬 타씨, 유다 마카비, 엘라자르 하와란, 요나단 아푸스 로 소개되어 있는데 이들의 별명을 좀 더 쉽게 풀어서 각기 요한 가띠, 영리한 시몬, 망치 유다, 구멍 엘라자르, 위선자 또는 말 잘하는 요나단 이라고 바꾸었습니다. 첫째 요한의 별명 가띠는 당시에는 사람들이 알 수 있는 의미가 있는 이름이었겠지만 오늘날에는 몇가지 추측은 있어도 명확한 정설이 없어서 그냥 가띠라고 놓아두었습니다. 이들의 별명이 언제 붙여졌는지에 대해서는 설이 좀 나뉘지만 저는 봉기 당시에는 별명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들의 나중 삶이 별명에 너무 명확히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나중에 붙은 별명이라고 생각합니다.

2. 헬레니즘 군대의 최대 강점은 정면대결에서는 무적을 자랑하는 중장보병에 있습니다. 팔랑크스라고 불리는 이 강력한 보병들은 사리사 라고 불리는 장창으로 무장해서 정면에서는 절대로 뚫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이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던 로마군 중장보병대도 정면 승부에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습니다. 다만 이들은 평지에서 진형을 갖춘 상태에서만 위력을 발휘한다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이것을 전술적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표현합니다. 로마군 중장보병이 승리를 거두었던 전투들은 대체로 언덕지형에서 진형이 완성되기 전에 공격해서 무너트리는 경우가 많고 유일하게 정면 힘싸움으로 이긴 전투에서도 장창을 뚫고 들어가는 데만도 숙련된 로마군 부대들이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했습니다. 또, 그리스식 생활양식이 갖추어진 곳에서 훈련을 받은 시민계급만이 중장보병이 될 수 있었으므로 무산계층을 무장시키는 방법을 채택한 마리우스의 개혁 이후의 로마군에게 수적으로 열세였고 디아도코이 전쟁으로 계속 소모된 다음에는 더욱 더 잘 훈련된 중장보병을 확보하기 힘들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유대 광야 같은 험지로 간다면 중장갑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으므로 정면승부를 피한다면 승산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유다는 이러한 점들을 이해하고 있었을 것이라 보고, 이것이 이후의 작전에 잘 반영됩니다.

3. 한편, 헬레니즘 군대에는 중장보병을 보조하는 경보병인 펠티스트들이 붙어 있었는데 이들은 가벼운 무장에 투창 정도를 확보하고 있으면서 정찰이나 견제를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헬레니즘 군대와 대결하는 유다의 군대도 기본적으로는 이런 펠티스트 같은 성격의 부대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4. 유다 마카비가 정말 저런 연설을 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마카비의 의미는 정확히 무엇인가에 대해서 많은 학설이 있습니다. 망치, 그 중에서도 오함마(공사장에서 사용하는 대형 망치의 일본식 표현)를 의미하는 아람어 maqqaba라는 의견이 가장 많으며 출애굽기 15:11절의 미 카모카 벨렘 아도나이에서 따왔다는 것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설이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주께 선택받은 자"라는 의미의 히브리어 마카브 야후에서 따왔다는 설도 유력합니다. 제대로 교육을 받은 유대인인 유다 마카비는 YHWH에 모음을 붙여서 발음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보고 테트라그람마톤을 아도나이라고 읽었겠지만 MKVY에서 마지막 자는 Y를 가져왔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