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실제 조립하는 PC는 각각의 기능을 하는 부품 즉, 모듈들을 조합해서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데 모듈을 추가하거나 업그레이드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성능과 기능들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PC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액션캠이나 스마트폰도 그런 시도가 있었는데요 사담이지만 2016년 LG의 첫 모듈형 스마트폰인 LG G5가 출시되고 “그래 이젠 모듈의 시대야!”라고 외치며 형에게 구입을 적극 권유한 뒤 한동안 형과 대화가 단절됐었던 기억이 있어 모듈에 듈자만 들어도 거부감이 생기곤 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텐키리스 키보드를 한동안 쓰다 보니 집에서 업무를 보거나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할 때 숫자패드가 활용도가 높아 이렇게 사진처럼 숫자 키패드를 따로 구입해서 쓰고 있는데요, 상황에 따라 분리를 해야 하는데 USB 케이블을 연결하고 이런 것들이 꽤 성가실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나름 금기 단어였던 “모듈”을 떠오르며 모듈방식의 키보드가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매일 눈도장 찍던 퀘이사존에 제가 상상했던 제품의 칼럼이 등록되고 그 글을 보자마자 무언가에 홀리듯 “이건 꼭 사야 해” 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은 몇 안 되는 제품이 오늘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릴 이엠텍 MOUNTAIN EVEREST CORE 게이밍 키보드입니다.
제품 구성 및 사양
MOUNTAIN EVEREST 시리즈는 크게 미니 키보드인 60, 그리고 오늘 소개해 드릴 텐키리스 CORE, 그리고 CORE와 모듈을 모두 포함한 MAX 총 세 가지로 출시되어 있습니다.
모듈은 미디어독과 숫자패드, 팜레스트가 있는데 현재 국내는 MAX 패키지로만 구입할 수 있으며 각각의 모듈은 추후 판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선 제품은 압축 필름 밀봉된 상태로 배송되며 하이엔드 제품 답게 가격도 상당하지만 블랙 색상과 로열블루를 이용한 고급스러운 패키지와 제품의 구성도 알차게 되어 있습니다.
건메탈그레이와 미드나잇블랙 두 가지 색상과 청축, 갈축, 적축, 저소음적축 네 가지 스위치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늘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미드나잇블랙 색상에 청축스위치입니다.
흡사 여자친구에게 선물 받은 나이키 신발상자를 개봉하는 설레임으로 박스를 열어보면 2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요 상단부에는 키보드 본체가 수납되어 있고 서랍식 하단 박스는 유틸리티 박스로 커스터마이즈, USB-C 케이블, 매뉴얼 박스가 수납되어 있습니다.
커스터마이즈 박스에는 5가지 종류의 스위치와 스위치/키 캡 겸용 풀러, ESC 키캡, 각도 조절용 라이저 피트 4개가 동봉되어 있으며, USB 케이블은 Type-C to A 방식으로 패브릭으로 슬리빙 처리가 되어있습니다.
매뉴얼 박스에는 사용설명서, MOUNTAIN 스티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막상 다 꺼내고 보니 과대 포장입니다만, 패키지만 부풀려 하이엔드 모델이라 부르는 게 아니라 MOUNTAIN 사는 2020년부터 사회적기업인 PLASTIC BANK과 파트너십을 맺어 플라스틱 부품과 포장재의 추가 생산을 줄이기 위해 설계, 제조 단계부터 고품질의 재료를 사용하여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게 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품사양
색상 : Gunmetal Gray / Midnight Black
스위치유형 : 3-Pin Cherry MX, 핫스왑방식
스태빌라이저 : Cherry (플레이트장착, 윤활처리l)
레이아웃 : Standard ANSI / ISO
백라이트 : RGB
키 롤오버 : NKRO over USB
폴링레이트 : 1000Hz / 1ms
키캡 : ABS (PBT optional)
MCU : Cortex MO
온보드 메모리 : Up to 5 profiles
온더플라이시스템 : Through FN Function Key
커넥터 : USB Type-C
인터페이스 : USB 3.2 Gen 1
크기 : 265x461x43mm (LxWxH)
케이블길이 : 2m
무게 : 1373g
재질 : 알루미늄
소프트웨어 : Base Camp (Windows only)
보증기간 : 2 years
제품 외형 및 특징
제품의 외형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리뷰에 사용된 색상은 미드나잇블랙 컬러이며, 요즘 게이머들이 많이 찾는 풀사이즈 대비 80% 콤팩트한 텐키리스 레이아웃으로 말 그대로 우측에 숫자패드가 제외되어 있습니다. 각종 모듈을 부착하면 100% 풀 사이즈로 변신하게 됩니다.
크기는 가로 366mm, 세로 154mm, 높이 41mm이며 무게는 892g 입니다.
각 모서리가 라운드 처리된 하우징의 상판은 알루미늄 재질이며 헤어라인 처리가 되어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상판 중앙에는 로고가 각인 처리되어 있었습니다.
상판과 보강판이 레이어드 처리 되어있는데 보강판에도 서클 패턴을 새겨 넣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프로파일은 많은 기계식 키보드들이 사용하고 있는 OEM 프로파일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2년 동안 체리 프로파일만 사용하고 있던 터라 차이를 느낄까 싶었는데 감각이 무뎌서 그런지 금방 적응했습니다.
하단부를 살펴보면 아래쪽에 미끄럼 방지를 위한 패드가 세 군데 부착되어 있고 위쪽 각 모서리에는 독특한 방식의 플라스틱 원형 받침대가 위치해 있습니다. EVEREST사가 특허 출원 중인 스냅온 라이저 피트 디자인이라 불리는 이 방식은 앞서 커스터마이즈 박스에 동봉되어 있는 스페이서 세트를 부착하여 높이를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스페이서 두께는 약 10mm입니다.
기존에 사용해온 키보드들은 모두 접이식 각도 조절 다리를 사용하고 있어 스페이서를 부착하는 방식이 좀 생소했는데 마그네틱 방식이라 간편하게 탈부착이 가능하고 생각보다 단단하게 지지해 줘서 타이핑이나 게임시에도 안정감 있게 지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봉된 유선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USB Type-C 포트가 있으며 케이블을 고정할 수 있는 케이블 홀들이 각 방향마다 제공되고 있습니다. 케이블 홀을 이용하면 USB 포트와 케이블이 분리되거나 파손되는 것을 방지해 주며 사용자의 환경에 따라 케이블 방향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 쓰시는 분들 항공케이블 많이 사용하실텐데요. 엠스톤에서 나온 코일형 항공케이블로 감성까지 더해보았습니다.
모듈러리티 레이아웃
MOUNTAIN EVEREST 시리즈의 대표적인 특징인 모듈러리티 방식은 별도 판매 예정인 EVEREST 미디어독, EVEREST 숫자패드, EVEREST 팜레스트 세 가지 모듈장치를 좌우 측면에 위치한 USB Type-C 포트와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좌우측면과 후면부에 위치한 네 개의 USB 포트에 모듈을 직접 연결하여 방향을 바꿔 부착할 수도 있고 연장 케이블을 이용하여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데요 텐키리스를 선호하지만 숫자패드가 필요한 저에겐 이 모듈러리티 방식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미디어독은 풀 컬러 LCD가 장착된 미디어 컨트롤러로 사용자가 키를 재설정하여 작업환경에 맞는 단축키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숫자패드는 상단에 4개의 디스플레이 키가 있으며, 각 키의 이미지와 기능도 사용자가 직접 지정할 수 있습니다. 엘가토 스트림덱과 동일한 기능을 키 패드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쉽게 현재는 MOUNTAIN EVEREST MAX 패키지 모델만 구입할 수 있는데, 추후 각각의 모듈을 판매 예정이라고 저는 꼭 추가로 구입할 예정입니다.
키캡 & 스위치
앞서 모듈러리티 방식은 MOUNTAIN EVEREST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지만 기계식 키보드는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키캡과 스위치 스테빌라이저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구매 포인트 중 하나일 텐데요, MOUNTAIN EVEREST CORE는 다수의 고급 키보드들이 사용하는 체리 MX RGB 스위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클리키방식의 청축을 사용하였습니다. 경쾌한 타이핑 사운드로 게이머들이 많이 찾는 방식이긴 하나 다소 부담스러운 소음 때문에 개인적으로 선호하진 않습니다만, 구입하실 때 본인이 원하는 스위치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스위치는 교체가 간편한 3핀 핫스왑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사진과 같이 RGB LED가 상단에 위치한 역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체리식 스테빌라이저를 사용하고 있으며 크라이톡스 GPL205 Grade 0로 윤활 처리가 되어있다고 합니다.
키캡은 PBT를 선호하시는 분들께는 아쉬운 점 일 수도 있지만 MOUNTAIN EVEREST CORE의 백라이트 RGB 효과를 위해 ABS 재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키캡의 두께는 약 1mm~1.3mm로 얇은 편으로 ABS 재질의 특성상 클릭 스위치 특유의 사운들을 잘 전달해 줍니다. 아쉽지만 키캡은 현재 영문 각인 기본 키 캡만 제공되며 추가 키캡은 국내 판매는 미정입니다.
타건 사운드
MOUNTAIN EVEREST CORE의 체리MX 청축의 타건 사운드와 기본 제공되는 다섯 가지 스위치의 타이핑 사운드는 어떤지 영상으로 담아보았습니다.
MOUNTAIN EVEREST CORE는 스위치 뿐만 아니라 측면 하우징 사이에 360도로 둘러져 있는 360도 RGB 스트립의 LED 불빛이 특징입니다. LED는 FN 키 조합 또는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1670만 가지 색상과 밝기 조절, 총 6개의 효과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측면 하우징 틈 사이로 비추는 RGB 스트립의 LED 불빛이 MOUNTAIN EVEREST CORE 특징 중 하나인데요 LED 효과는 아래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MOUNTAIN EVEREST는 BASE CAMP라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합니다. 사용자사 설정한 프로파일은 키보드에 내장된 온보드 메모리에 5개까지 저장하며 특정 프로그램 시작 시 해당 프로파일이 실행되게 지정할 수 있습니다.
라이팅 메뉴에서는 총 7개의 효과와 RGB LED OFF, 각 키마다 색상과 밝기를 설정할 수 있는 사용자 지정 메뉴를 이용해 개성 있는 RGB 이펙트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키 바인딩과 매크로는 윈도나 OBS, 포토샵 등 스트리머나 크리에이터들이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다양한 기능들을 키보드에 매핑하여 단축키로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매크로도 일반적인 텍스트가 아닌 단축키와 시간, 액션 등이 아이콘으로 표시되어 직관적인 UI로 사용자들에게 제공됩니다.
설정에서는 펌웨어 업데이트, 게임 모드 설정, 표시등 LED 설정, 공장초기화 등 키보드의 기본적인 기능과 관리 등을 할 수 있습니다.
MOUNTAIN EVEREST MAX 경우 미디어독의 디스플레이 다이얼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데요 독이나 숫자패드가 부착되어야지 해당 메뉴가 활성화됩니다.
우리는 흔히 최고의 제품 또는 하이엔드 제품을 끝판왕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시중에는 단순히 비싼 부품과 불필요한 기능을 넣고 거기에 브랜드 값어치를 더해 비싼 가격에 출시하는 제품들이 더러 있습니다.
MOUNTAIN EVEREST CORE는 유러피언 하드웨어 어워드 2022에서 베스트 게이밍 키보드를 수상한 제품으로 디자인 뿐만 아니라 모듈러리티라는 방식을 채택하여 확장성이 뛰어난 제품인데요, 제조사인 MOUNTAIN은 신생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완성된 모듈러리티 방식을 적용한 하이엔드 제품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패기 있는 회사입니다.
실제 이 모듈러리티 방식은 우리가 잘 아는 A사도 시중에 출시했지만 제 기억으로는 마운틴사가 2020년 킥스타터 펀딩을 시작으로 먼저 아이디어를 시중에 선보였고 타사와 달리 미디어독과 디스플레이 키가 적용된 숫자패드는 오히려 차별성을 더 부각시켜준 것 같습니다.
체리MX RGB 스위치를 채택하여 오리지널 손맛을 느낄 수 있으며, 비키 스타일과 측면 360도 RGB 스트립의 LED 컬러와 이펙트 효과는 꽤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기본 베이스가 되는 MOUNTAIN EVEREST CORE 구입 후 추후 개별 발매 예정인 미디어독 또는 숫자패드를 따로 구입해서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MAX의 구성이 필요 없으신 분들은 CORE를 구입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스트리머, 게이머 뿐만 아니라 키보드 마니아 분들에게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아이템이 출시된 것 같은데요 모듈러리티 방식의 MOUNTAIN EVEREST CORE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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