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입니다.

1. 수면무호흡이란?

우리가 잘때는 근육들이 이완되게 되는데 나이를 입이나 코, 기도의 조직들이 살이찌거나 쳐져서 수면중에 수시로 숨을 못쉬게 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당연히 정상적인 숙면이 어려워지므로 자는 시간에 비해 피로를 느기거나 졸음을 느끼게 되고

더 나아가서 자는 동안 조직에 산소 공급이 안되기 때문에 여러가지 2차 질환의 요인이 되게 됩니다. 심지어 탈모도 옵니다. 탈모빔!!!

일반적인 '수면무호흡 지수'란 것을 기준으로 판단하며 한 시간동안 10초 이상 숨을 못쉬는 경우가 몇번 인가로 표기되는데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2. 내가 수면무호흡이라니!!!

우연히 전여친과 밥을 먹는다는 적절하지 못한 선택을 했는데 문득 그녀가 물어봤습니다

전여친: 수면무호흡증은 좀 어때?

나 : ...내가 수면무호흡증이 있어?

전여친: ...내가 말안했나?

나 : 처음 듣는데....

전여친: 이상 하다 내가 했을 것 같은데....

나 : 너가 말을 했는데 내가 못들었나?

전여친: 내가 안했을 수도 있고

.....뭐 그래요 이별은 갑자기 오는거라기보단

이런 사소한 소통의 부재가 쌓인 결과겠죠.

어쨌든 씁쓸한 마음을 껴안고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3. 코골이 측정 어플리케이션

플레이 스토어만 봐도 자는 중에 코고는 소리를 녹음해 주고 그 파형을 보여주는 어플이 널리고 널려있었습니다.

일단 녹음을 해봅니다.

결론은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원래 코를 곤다는건 알고 있었는데

임의로 녹음된 부분을 들어보니 무려 1분 15초를 숨을 안쉬는걸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최대로 잠수하는 시간이 1분정도인데 1분 15초면 사경을 해매는 수준인데...

심각성을 깨닫고 진단을 받아보기로 합니다

4. 수면다원검사

수면 다원검사는 간단히 말하면 뇌파, 호흡, 심박수 등 여러가지 센서를 주렁주렁 매달고 하루 자면 땡인 간단하다면 간단한 검사입니다.

비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서 15만원정도 들었고 실비보험도 적용이 된다고 하더군요.

일단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하는건 수면무호흡 여부를 진단받기 위해서이고 수면무호흡을 진단 받으면 수면무호흡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양압기를

건강보험의 보조를 받고 월 2만원에 대여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수면무호흡에 대한 치료로는 양압기와 수술 요법이 있는데.... 수술은 부담이 크고(호흡에 필요한 조직을 뭉탱이로 잘라내는 거라더군요)

재발률도 높아서 굉장히 중증이 아니면 추천하지 않고

양압기를 권장하는 편이랍니다.

아무튼 양압기를 지원받기 위해 일단 수면 다원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는 역시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저는 한시간에 숨을 22번 멈춰서 중등도 수면 무호흡으로 판정을 받았고

가장 경악스러운것은 혈중산소포화도 였습니다.

보통 평상시엔 산소포화도가 거의 95이상으로 유지되는데

무려 78%까지 떨어졌습니다.

응급실이면 의사와 간호사들이 헐레벌떡 달려올 수치를 매일 겪으며 아슬아슬하게 살고 있었던 거죠.

5. 양압기

의사와 상담하여 양압기를 대여받기로 하고 양압기 처방 처방전과 등록신청서를 발급해 주었고

친절(?)하게도 양압기 대여해주는 의료기기업자와 연결을 시켜주더군요.

어차피 급여로 하는거고 그렇게 복잡하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기기는 아니니까 굳이 찾아다니는 수고를 할필요는 없겠다 싶어서

연결해준 업자와 통화했습니다.

제가 도시에서 1시간정도 떨어진 지방에 살고 있는데 통화하니 거기까지 물건을 가져다 준다고 하더군요

서비스가 좋은걸로 봐선 양압기 대여가 아마 제법 남는 장사인가 봅니다.

그렇게해서 레즈메디사의 양압기를 대여받아서 쓰게 되었습니다.

일단 3개월은 순응기간이라 양압기에 내장된 메모리 카드에 양압기 사용기록과 수면무호흡 빈도수를 기록해서 3개월후에 평가를 받아서 이 사람이 양압기를 문제없이 쓰고 있다고 판단되면

건보에서 장기 사용에 대한 급여를 지급해 주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잘때 양압기와 연결된 코에만 끼는 공기마스크를 끼면 기도에 지속적으로 공기압을 가해 조직들이 기도를 막는걸 예방하고, 그래도 막을려는 시도(?)를 하면 공기압을 더욱 올려서

기도를 유지하는 원리입니다.

지금 한달정도 사용했는데 처음엔 코에 공기마스크를 쓰는 것도 어색하고 공기압이 올라갈때 깨어나서 무의식중에 벗어버리곤 했는데 한달 동안 꾸준히 쓰니 적응이 많이 되었습니다.

체감 효과는

예전엔 만약 제가 죽는다면 아마도 졸음운전때문일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운전하는 내내 졸음과 싸우곤 했는데 양압기를 쓰고부터 운전중 졸리던 것이 개끗이 사라졌습니다.

식곤증도 줄었고 피로도도 줄었고

그리고 더 확연히 느껴볼려면 깜박잊고 양압기를 안하고 자면 그 다음날은 역체감(졸음, 피곤)이 심하게 느껴집니다. 그동안 수면으로 인한 제 삶의 질이 얼마나 창렬했는지 느끼게 됩니다.

평생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와 베트맨읜 베인과 함께  '호흡기 사용 동호회'활동을 해야 한다는 걸 제외하면 참 만족스러운 효과입니다.

남편이 옆에서 산소마스크 비스무리한걸 끼는걸 보고 사는건 아내에겐 굉장히 심란한 일일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뭐 의견을 물어볼 사람이 없으니까요.

6. 미밴드6

...멀리 돌고 돌아 이제 본론으로 왔네요. 일단 양압기 사용기록 로그를 분석해보니 무호흡지수가 22에서 양압기 사용시 2회,

즉 한시간에 22번이나 숨을 멈추다가 한시간에 2번만 숨을 멈추게 되었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근데 문득 궁금해진게 그럼 산소포화도는 이제 괜찮은가가 궁금해 졌습니다.

주변에서 응급용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구할 수 있는데 기록 기능은 없고

삼성 갤럭시워치3나 액티브2엔 산소포화도 측정은 있지만 그걸 수면중에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기록해주는 기능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산소포화도 측정 버튼을 누르면 측정해주고 그걸로 끝입니다.

역시 언제나 누가뭔갈 하면 따라서 그 기능은 추가하는데, 그 기능을 뭐에 써먹을지 모르는 삼성답다고 해야하나요

애플워치는 꽤 괜찮은 앱이 있는것 같은데 가지고 있는 기기 생태계가 삼성생태계라 쓰기가 좀 그렇고

그런 와중에 미밴드6에 산소포화도 측정 기능과 수면 호흡의 질 측정 기능이 있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어머나 이건 사야해! 그래서 질러서 주말에 걸쳐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토요일 저녁엔 양압기를 끼고 자고

일요일 저녁엔 양압기를 안끼고 자 보았습니다

결론은 이 기능은 쓰레깁니다.

양압기를 안차면 제 수면호흡품질은 훅훅 깍여나가야 할 것 같은데 양압기를 차거나(위쪽) 안차거나(아래쪽) 별반 차이 없는 수치를 보여줍니다.

분명히 산소포화도 기능은 정상 동작하는데 수면호흡의 품질을 측정하는 알고리즘을 별생각없이 만들고 테스트도 제대로 안해본거겠죠.

짐작되는 바로는 그냥 단순히 산소포화도의 평균을 내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제 수면다원검사결과도 그렇게 창렬하게 숨을 못쉬어도 평균 산소포화도는 95이니

수면무호흡의 빈도수를 측정하는게 아니라 단순히 산소포화도의 평균을 내는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쨌든 수면무호흡상태와 정상상태를 확연히 구분 못하는 걸로 봐선 존재가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베타라고 붙어있긴한데 뭐... 결국 호기심에 5만원을 지불하고 그걸 만회하기 위해 미밴드6는 당근으로 보낼 예정입니다.

이상 쓸데없이 서론이 긴 '미밴드6 수면 호흡측정기능은 쓰레기'입니다.

Ps. 클리앙 사용기에도 올리고 싶은데 키보드 워리어질을 하다가 정지를 먹었네요. 퍼다 주시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