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대표 차출에 마냥 웃지 못하는 2부팀 대전의 아이러니[SS포커스]

대전하나시티즌의 조유민.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K리그2 대전하나시티즌은 지난 6월에 이어 7월에도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주인공은 주장이자 주전 센터백인 조유민이다.
조유민은 2회 연속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대표팀에 승선한다.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A매치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개인에게도, 2부리그 소속인 대전에게도 분명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대전은 조유민의 차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전은 이미 지난 6월 조유민 없이 K리그2에서 두 경기를 치렀다.
조유민이 빠진 충남 아산전에서 패했는데 이 경기 이후에도 3무1패로 부진하며 좀처럼 페이스를 회복하지 못했다.
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조유민 이탈의 나비효과가 악영향을 미친 셈이다.

당장 7월 일정도 문제다.
대전은 18일 조유민 없이 서울 이랜드와 맞대결을 벌인다.
대전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서울 이랜드전을 16일에 치를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심판 배정 문제로 무산됐다.
24일 FC안양, 27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는 연맹과 각 구단의 조율 속 연기돼 주중 경기로 재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기가 돼도 대전은 마냥 웃을 수 없다.
어쨌든 주중 경기가 늘어나는 것이라 체력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차선책으로 경기 연기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 대전 입장에서는 불편함이 따른다.
대전 관계자는 “대표 선수가 나온 것은 정말 좋지만 승격을 노리는 팀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고충이 따른다.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를 정도로 심란하다”라고 말했다.

1부리그의 경우 A매치 기간에는 휴식기에 돌입한다.
대표 선수가 차출돼 부상 우려가 있고 함께 훈련하지 못한다는 고충이 있긴 하지만 리그 진행에는 큰 무리가 없다.
반면 2부리그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난 6월에도 그랬고, 7월 동아시안컵 기간에도 2부리그는 계속 이어진다.
대표 선수가 없으니 당연한 결정인데 조유민, 대전처럼 특이 케이스가 나오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9월 A매치에도 조유민이 차출되면 또 다시 같은 고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피해를 입는 팀이 여럿 나온다는 점에서 사안을 대충 넘길 수 없다.
당장 대전뿐 아니라 대전을 상대하는 팀들도 일정을 바꿔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A대표 배출이라는 경사가 여러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대전 외에도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팀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명확한 제도를 통해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조연상 연맹 사무총장은 “보통 2부리그에선 대표 선수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과거 상무의 이정협 정도가 있었지만 최근엔 많지 않았다.
특이한 케이스인데 규정이든 이사회 결정이든 확실한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 같다.
피해를 최소활 할 수 있도록 검토해보겠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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