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뉴시스 |
발칵 뒤집어진 대한축구협회, 정작 회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가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각종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던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 100명을 사면한다고 발표한 것이 시작이다.
승부조작으로 영구 제명됐던 48명의 전 선수도 포함돼 있었다.
우루과이와의 A매치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이뤄진 발표였다.
후폭풍이 거셌다.
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인 ‘붉은 악마’는 A매치 보이콧까지 언급했다.
결국 축구협회는 31일 이사회를 다시 열고 사면조치를 철회했다.
임원들이 책임을 지고 줄줄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이 4일 오후 일괄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협회 정관에 따라 선임된 임원이 사퇴서를 제출하면 수용 여부에 상관없이 사임한 것으로 간주된다.
박경훈 전무이사는 “협회 실무 행정을 총괄하고 있는 전무로서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한다”면서 “이번 징계 사면 사태에 대해 부회장단과 이사진 모두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으며 전원이 사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수장이 움직이지 않는다.
사과문 하나가 전부였다.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은 지난달 31일 “2년여 전부터 그들이 충분히 반성을 했고 죄 값을 어느 정도 치렀으니 이제는 관용을 베푸는 게 어떻겠느냐는 일선 축구인들의 건의를 계속 받았다”면서 “결과적으로 판단은 사려 깊지 못했다.
승부조적 사건으로 인해 축구인과 팬들이 받았던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것도 질의응답 시간을 없앤, 일방적인 통보 방식이었다.
정 회장은 그간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해 왔다.
이번 사태 역시 마찬가지. 그 누구도 반기를 들지 못했다.
이동국, 이영표 등 스타 선수 출신마저도 축구협회 내부에선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웠다.
투표권이 있었던 신아영 이사는 아예 이사회 출석조차 하지 않았다.
이사회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 축구계에 어두운 역사가 쓰였다.
집행부 전체가 마비된 가운데 정 회장은 어떤 명분으로 뒤에 숨어 있는 것인지 의문이 쌓인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지난달 31일 승부조작범 등 사면조치 철회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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